CNN, 2월11일 위성사진 토대 보도 "지하터널 입구 가리기용 조치 취해져"
바이든행정부 대북정책 검토 속 美 이목 끌려는 메시지 발신 차원 관측도
"북한, 핵무기저장고 의심 '용덕동 핵시설' 은폐용 구조물 건설"
북한이 최근 핵무기 저장고로 의심되는 평안북도 구성시 '용덕동 핵시설'을 은폐하는 작업을 취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자체 입수한 위성사진을 토대로 2일(현지시간) 전했다.

CNN에 따르면 위성사진 전문업체 막사르 테크놀로지가 지난달 11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미들베리국제연구소 전문가들이 분석한 결과, 북한은 지난 한해간 '용덕동 핵시설'에 새 구조물들을 건설했으며, 이는 핵무기 저장고로 이어지는 지하터널 입구를 가리고자 하는 목적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용덕동 핵시설) 위성사진을 보면 2019년 12월까지는 나란히 있는 터널 입구 2개가 보이는데 올해 2월 사진에는 (입구 대신) 건물 형태의 새 구조물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용덕동 핵시설'은 미국 정보기관들이 핵무기 저장고로 의심하는 장소로,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CNN에 여전히 핵무기 저장고로 쓰이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CNN은 북한이 이미 축적한 물량을 숨기기 위한 추가적 조치를 취해가면서 전국에 걸쳐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위성사진을 통해 재확인됐다고 설명하면서 이는 국가안보 관리와 전문가들 사이에 주지된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대북정책 검토를 마치고 수주 내 이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계속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가 나타나 상황의 시급성이 더해졌다고 짚었다.

비판적 그룹 쪽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어떻게 상대할지에 대한 분명한 전략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CNN은 대북정책 검토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그사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진전될 가능성이 생기고 이는 북한 비핵화라는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추가적인 어려움을 만들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용덕동에서 움직임이 나타난 시기는 주목할만하나, 북한의 행동은 통상 액면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에서 일정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한 전직 고위 미 정보기관 당국자가 전했다.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와의 대화에 속도를 높이길 원하되 미사일 시험과 같은 도발을 하고 싶지는 않은 상태라면 이번 조치는 미국의 이목을 끌기 위해 취해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CNN은 "미국 첩보위성의 시야를 가리려는 북한의 시도는 백악관이 (북핵문제 해결과 관련해) 외교적 방식으로 나아가고자 숙고하는 그 순간에도 자신들의 핵 프로그램은 계속되고 있음을 바이든 행정부에 상기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고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북한이 '기만과 부인(deception and denial) 전략'을 사용하려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새롭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 전략은 북한이 미국의 관심과 오판을 끌어낸 뒤 자신들이 한 행동을 부인하는 데 사용돼왔다고 CNN은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