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매입후 다시 빌려주거나 선박 후순위 담보 투자 지원 절실"
일본여행 보이콧 이은 코로나에 한일여객선사 줄폐업 위기
부산과 일본을 오가는 국제여객선사들이 일본 여행 보이콧에 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줄폐업 위기에 처했다며 실질적인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2일 부산항국제여객선협의회에 따르면 일본 여행 보이콧이 시작된 2019년 7월부터 그해 연말까지 한일 항로 여객선 승객이 전년보다 80% 가까이 줄었고,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승객의 발길이 끊기다시피 했다.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배편으로 일본 대마도, 후쿠오카, 오사카, 시모노세키 등지를 오간 승객은 2018년 142만6천여명에서 2019년 93만2천여명, 2020년에는 6만여명으로 급감했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 4월 이후에는 승객이 전혀 없어 고속여객선들은 모두 운항을 중단했고 카페리여객선들은 화물만 실어나르는 중이다.

이로 인해 고속여객선사 6개사 중 2개사가 폐업했고, 이 회사들이 운항하던 선박 2척은 경매에 넘어간 상태이다.

나머지 선사들도 직원 대부분이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등 심각한 자금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회 관계자는 "선사들은 자산매각, 구조조정 등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유동성 부족으로 더는 버티기 어려운 한계상황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코로나19 피해기업을 위한 자금지원도 여객선사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금융기관들이 별도의 담보나 인적 보증을 요구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양진흥공사의 지원도 외항화물 선사에 집중돼 국제여객선사들은 소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협의회 측은 선박 외에 자산이 별로 없는 국제여객선사들이 이 위기를 넘기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며 외항 화물선사처럼 해양진흥공사가 선사로부터 선박을 매입해 다시 빌려주는 방식이나 선박 후순위 담보 투자 등을 통한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