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서 4시즌 뛰며 4골 그쳤으나 개막전부터 '결승골'
'수원의 미래'로 불린지 어언 6년째. 김건희(26)가 2021시즌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의 '진짜 주인공'으로 발돋움을 결심했다.

수원 유스 매탄고 시절부터 기대주로 꼽히던 김건희는 고려대를 거쳐 2016년 수원에 입단했다.

김건희는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중국으로 떠난 조나탄(톈진)이라는 걸출한 골잡이 뒤에서 조연 역할에 만족해야 했다.

약 2시즌 반 동안 36경기에 출전해 2골 4도움에 그쳤다.

그러고 2018년 5월 상무에 입대했다.

김건희는 상무에서 부상과 재활을 거쳐 2019시즌 10경기에 출전, 8골 1도움을 올리고 화려하게 제대하며 수원 팬들의 기대감을 부풀렸다.

그러나 2020시즌 17경기 2골로 다시 제자리에 멈춰 섰다.

수원에서 총 4시즌을 뛰면서 단 4골에 그친 그에게 '수원의 미래'라는 별명은 사치처럼 보였다.

이제 '영건'으로 불리기 어려운 나이인 스물여섯 살.
어느 때보다 독한 마음으로 새 시즌을 맞이한 김건희는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홈 개막전에서 후반 5분 결승골을 터뜨려 수원의 1-0 승리를 주도했다.

그가 개막전에서 골을 넣은 건 프로 데뷔 이래 처음이다.

슈팅이 상대 수비 발을 맞고 굴절되며 골문으로 향해 김건희는 자책골로 기록될까 걱정했다고 한다.

김건희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전광판에 누구의 골인지 금방 안 떠서 자꾸 신경이 쓰였다"면서 "내 골이라고 뜨자 심판에게 다가가 진짜 맞는지 물어보기도 했다"며 웃었다.

개막전부터 득점포를 가동한 김건희의 올 시즌 목표는 팀 내 최다 득점, 최다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것이다.

그동안 외국인 공격수들에게 가려 조연에 그쳤으나, 이제는 자신이 수원의 간판 골잡이로 나서겠다고 마음먹었다.

다행히 기회는 예전보다 많이 주어질 전망이다.

박건하 수원 감독이 새 시즌 투톱 전술을 주로 쓸 계획이기 때문이다.

니콜라오, 제리치와 김건희가 주전 자리를 두고 경쟁하게 될 전망이다.

김건희는 "연차 쌓이면서 나도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용병들과 경쟁에서 이기겠다.

누구와 짝을 이뤄도 잘 맞춰서 뛸 자신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