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대역 경매서 사상 최대 낙찰가 91조원…"중대역으로 전환추진"
미국 5G 중저대역 확보 전쟁…국내 3.5㎓ 선택, 성공사례 되나
글로벌 5G 투자가 중저대역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미국의 5G 중저대역 경매 결과에서 사상 최대 낙찰가가 나왔다.

27일 이동통신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24일(현지시간) 5G 중저대역 대상 경매 결과 낙찰액이 역대 최대인 809억달러(약 91조원)를 기록했다.

미국 1위 통신사인 버라이즌을 운영 중인 셀코 파트너십이 280㎒ 내 5천584개 주파수 라이선스 중 3천511개 라이선스를 확보하는데 무려 455억달러(약 51조원)을 썼다.

버라이즌은 앞서 28㎓ 대역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했으나, 커버리지 문제가 지적되자 중저대역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28㎓ 대역은 중대역과 비교해 전파의 직진성이 강해 더 빠른 속도로 대용량 데이터를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전파의 회절성(휘어지거나 통과하는 성질)이 약한 탓에 도달 거리가 짧다.

AT&T도 1천621개의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데 234억달러(약 26조원)를 투입했다.

중저대역 확보 경쟁이 심화한 것은 최근 글로벌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5G 경쟁의 초점이 중저대역 확보로 맞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초고주파 대역은 짧은 도달거리 등 한계를 극복할 기술 개발이 더뎌 대다수 통신사가 B2B 형태의 상용화로 돌린 상황이다.

FCC 역시 이번 경매에 대해 "5G 서비스에 대한 미국의 변화된 접근방식을 반영하고 있다"며 "미국은 전 세계 통신업체들과 견줘 빠르고 신뢰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중대역 주파수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오는 연말에도 2.5㎓ 대역에 대한 추가 경매를 예고하는 등 중저대역 개발에 공을 쏟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세계적으로 6㎓ 이하 대역에 대한 주파수 확보 경쟁은 계속 치열해질 것"이라며 "5G 글로벌 경쟁에서 국내 이통사들의 주파수 대역 선택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한국은 2018년 3.5㎓ 대역 280㎒ 폭의 경매를 끝내고 이통 3사가 2년 내 전국망 구축을 목표로 커버리지를 확대하는 중이다.

5G 주파수가 2022∼2023년 포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는 6㎓ 이하에서 추가로 활용 가능한 주파수 대역 공급에 대해 검토 중이다.

28㎓ 대역의 경우 B2B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정부는 민간 사업자가 이용할 수 있는 '5G 특화망' 서비스도 28㎓ 대역을 중심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빠른 3.5㎓ 대역 구축은 성공적 5G 구축 사례로 글로벌 통신사들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며 "중저 주파수 대역 구축 및 서비스 발굴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