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1호 접종 황순구 한솔요양병원장 "모두 동참해 일상으로 돌아가자"
[백신접종] "일상이라는 기차역 가는 유일한 수단이 백신"
26일 대구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접종을 한 북구 한솔요양병원 종사자들은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지나 접종할 수 있는 것만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전 9시께 한솔요양병원 7층 원무과 앞 로비에 간이 접종대가 마련됐다.

옆에는 접종 후 경과를 살피며 앉을 수 있도록 의자를 비치했다.

김현영 간호과장은 페이스 쉴드와 장갑, 방호복, 마스크 등으로 무장하고 대구 1, 2호 접종자인 황순구(61) 원장과 이명옥(60) 부원장 부부 의사를 기다렸다.

김 과장은 "매일 하는 일인데도 떨린다"며 "그간 코로나19 때문에 힘들었는데 접종을 할 수 있게 돼 감사드린다.

백신 접종을 시작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했다.

20분 후 황 원장이 접종대로 와 가운을 벗고 왼쪽 소매를 걷어 올린 뒤 발열 체크를 했다.

김 과장은 알코올 솜으로 주사 부위를 소독하고 곧바로 왼팔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주사했다.

지켜보던 권영진 대구시장 등 시 관계자와 의료진은 박수를 보냈다.

반창고를 붙이고 일어선 황 원장은 "상쾌하다"며 "일상이라는 기차역으로 가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 백신 접종이다.

기차 티켓도 무료다.

다만 모두가 함께 타야 일상 역에 도착할 수 있다.

모두가 접종에 동참해 일상으로 돌아가자"고 말했다.

접종에 쓰인 알코올 솜은 일반의료폐기물 상자에, 주사기는 손상성폐기물 플라스틱 통에 버려졌다.

이어 접종한 이 부원장은 "독감 주사보다 안 아프다.

지금이라도 맞게 돼 정말 다행이다"며 "코로나라는 바다에 떠다니는 우리가 노아의 방주를 타려면 예방접종밖에 없다"고 말했다.

9시 50분부터는 입원환자에게 접종이 시작됐다.

거동이 힘든 환자에게는 의료진이 병실로 찾아가 접종했다.

이날 한솔요양병원에서 환자 26명 등 모두 60여 명이 접종을 마쳤다.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개운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이상 반응 등 우려할 만한 상황은 없었다.

애초 병원 직원 가운데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원장과 부원장의 끈질긴 설득에 마음을 바꾸었다.

권영진 시장은 "모든 시민이 코로나19와 싸우느라 고생하셨다"며 "정상적으로 백신 수급이 이뤄져 집단면역이 형성되길 바란다.

첫 접종을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