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은 무대를 대체할 수 있을까…화면 속 막올린 연극 '햄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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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에 노트북을 연결했다.
볼륨을 빵빵하게 키우고서 화면 앞으로 미리 내려둔 커피를 가져왔다.
조명을 끄고서 자리에 앉아 등받이를 뒤로 한껏 젖혔다.
동시에 다리를 쭉 뻗으며 화면 속 무대 시작을 기다린다.
연극 '햄릿'이 25일 국립극단의 온라인 극장으로 개막했다.
지난해 공연이 예정됐던 명동예술극장에 불이 나고, '코로나19' 상황마저 악화하며 개막이 계속 미뤄졌던 작품이 온라인을 타고 관객을 찾아간 것이다.
이날 공개한 '햄릿'은 여러 대의 카메라를 동원해 촬영한 영상을 편집해 만든 '다중 시점' 버전이다.
영화처럼 다양한 각도에서 무대 위 배우들의 연기를 넉넉히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화면은 전체 무대를 비추기도, 때론 배우의 표정을 클로즈업하기도 한다.
극장 좌석에 앉아 무대를 바라봤던 단선적 관점이 줄 수 없는 매력이다.
불과 몇십㎝ 떨어진 화면 속에서 극이 전개되다 보니 집중도가 의외로 높았다.
연극을 화면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선뜻 이해되지 않았을 때 들었던 생각과 반대였다.
극의 흐름도 눈에 들어오고, 여러 대의 카메라가 잡은 무대 곳곳은 흥미로웠다.
스피커를 통해 전달되는 음향은 극적 긴장감을 높이기도 했다.
극장에 가서 봤을 때 감지하기 어려웠던 부분들이 다가오니 반가웠다.
책상 의자에 기대어 앉아 보낸 2시간 15분의 러닝타임이 끝나고 출연 배우들이 무대에 하나둘씩 나와 90도 인사를 올렸다.
한 줄로 서서 다 함께 인사를 올리자 무대는 화면 속으로 급속히 꺼졌다.
영화처럼 자막이 오르며 여운을 달래는듯했다.
사라진 화면을 보고 있자니 공연 내 외면했던 감정이 불거졌다.
'몸편맘불'이다.
극장 좌석에 앉는 것보다 내 방 의자에 기대어 앉아 관람하니 몸은 더없이 편했다.
때론 책상 위에 다리를 올리고서 작품을 대했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공연을 바라보는 마음은 시종 불편했다.
안타까웠다.
화면 속 무대는 극장에서 본 무대보다 가까웠으나 배우들은 오히려 멀게만 느껴졌다.
카메라가 클로즈업을 길게 해도 배우들은 화면 속에 갇힌 듯했다.
울고 웃는 배우들이 그대로 저 멀리 있었다.
무대 위로 성큼성큼 걸어 나와 큰 동작을 하는 배우들도 그뿐인 느낌은 온라인 관람에 익숙지 않은 관객만의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다.
많이 알려진 작품의 새로운 무대 시도는 의미가 있었다.
주인공 '햄릿'을 비롯해 여러 배역의 성별을 바꿔가며 극을 끌어간 부분은 눈여겨볼 만했다.
극 전반을 현대식으로 바꾸며 불필요한 거품을 빼자 대사의 전달력도 높아졌다.
햄릿 공주역을 맡은 이봉련은 물론 등장 배우들의 연기와 호흡은 박수를 받을 만했다.
연극 '햄릿'의 온라인 무대는 27일까지 이어진다.
26일에는 극장에서 무대를 보는 단일 시점 버전 공연이, 27일에는 다중 시점과 단일 시점 버전 무대가 화면 속에서 관객들을 기다린다.
관람 모두 무료 및 후원 사전예약제로 운영한다.
/연합뉴스
볼륨을 빵빵하게 키우고서 화면 앞으로 미리 내려둔 커피를 가져왔다.
조명을 끄고서 자리에 앉아 등받이를 뒤로 한껏 젖혔다.
동시에 다리를 쭉 뻗으며 화면 속 무대 시작을 기다린다.
연극 '햄릿'이 25일 국립극단의 온라인 극장으로 개막했다.
지난해 공연이 예정됐던 명동예술극장에 불이 나고, '코로나19' 상황마저 악화하며 개막이 계속 미뤄졌던 작품이 온라인을 타고 관객을 찾아간 것이다.
이날 공개한 '햄릿'은 여러 대의 카메라를 동원해 촬영한 영상을 편집해 만든 '다중 시점' 버전이다.
영화처럼 다양한 각도에서 무대 위 배우들의 연기를 넉넉히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화면은 전체 무대를 비추기도, 때론 배우의 표정을 클로즈업하기도 한다.
극장 좌석에 앉아 무대를 바라봤던 단선적 관점이 줄 수 없는 매력이다.
불과 몇십㎝ 떨어진 화면 속에서 극이 전개되다 보니 집중도가 의외로 높았다.
연극을 화면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선뜻 이해되지 않았을 때 들었던 생각과 반대였다.
극의 흐름도 눈에 들어오고, 여러 대의 카메라가 잡은 무대 곳곳은 흥미로웠다.
스피커를 통해 전달되는 음향은 극적 긴장감을 높이기도 했다.
극장에 가서 봤을 때 감지하기 어려웠던 부분들이 다가오니 반가웠다.
책상 의자에 기대어 앉아 보낸 2시간 15분의 러닝타임이 끝나고 출연 배우들이 무대에 하나둘씩 나와 90도 인사를 올렸다.
한 줄로 서서 다 함께 인사를 올리자 무대는 화면 속으로 급속히 꺼졌다.
영화처럼 자막이 오르며 여운을 달래는듯했다.
사라진 화면을 보고 있자니 공연 내 외면했던 감정이 불거졌다.
'몸편맘불'이다.
극장 좌석에 앉는 것보다 내 방 의자에 기대어 앉아 관람하니 몸은 더없이 편했다.
때론 책상 위에 다리를 올리고서 작품을 대했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공연을 바라보는 마음은 시종 불편했다.
안타까웠다.
화면 속 무대는 극장에서 본 무대보다 가까웠으나 배우들은 오히려 멀게만 느껴졌다.
카메라가 클로즈업을 길게 해도 배우들은 화면 속에 갇힌 듯했다.
울고 웃는 배우들이 그대로 저 멀리 있었다.
무대 위로 성큼성큼 걸어 나와 큰 동작을 하는 배우들도 그뿐인 느낌은 온라인 관람에 익숙지 않은 관객만의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다.
많이 알려진 작품의 새로운 무대 시도는 의미가 있었다.
주인공 '햄릿'을 비롯해 여러 배역의 성별을 바꿔가며 극을 끌어간 부분은 눈여겨볼 만했다.
극 전반을 현대식으로 바꾸며 불필요한 거품을 빼자 대사의 전달력도 높아졌다.
햄릿 공주역을 맡은 이봉련은 물론 등장 배우들의 연기와 호흡은 박수를 받을 만했다.
연극 '햄릿'의 온라인 무대는 27일까지 이어진다.
26일에는 극장에서 무대를 보는 단일 시점 버전 공연이, 27일에는 다중 시점과 단일 시점 버전 무대가 화면 속에서 관객들을 기다린다.
관람 모두 무료 및 후원 사전예약제로 운영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