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수송과정 군사작전 방불…보건소 직원 꼼꼼한 검수
충북서 1만9천명 1차 접종…온도계 구비 등 혼선 빚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루 앞둔 25일 충북도와 해당 의료기관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접종 준비를 했다.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에서 수송차에 실려 이송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이날 오전 10시께 청주 상당보건소에 도착할 때는 흡사 군사작전을 보는 듯 긴장감이 감돌았다.

수송 과정에서 온도계 이상으로 차량이 10분가량 멈춰선 일이 있었지만, 수송 용기에는 문제가 없어 운행을 재개했다.

백신이 담긴 아이스박스를 차량에서 내려 보건소 냉동고로 옮기는 동안 보건소 직원과 수송 요원의 긴장된 눈빛은 마스크로도 가려지지 않았다.

보건소 측은 아이스박스에 담긴 백신을 꺼내 이상 유무와 수량 등을 확인한 뒤 냉동고에 넣었다.

이날 충북에 도착한 8천200명분의 백신은 도내 14개 보건소와 요양병원 15곳에 순차적으로 전달됐다.

상당보건소 현관에는 접종 순서를 기다리고, 이상 반응에 여부를 살필 수 있는 대기 공간이 마련됐다.

거리두기가 유지되도록 좌석 간격은 한 칸씩 띄웠다.

상당보건소 관계자는 "하루 접종 인원은 20명 정도라 크게 붐비지 않을 것"이라며 "여러가지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예진실부터 접종자 대기실까지 직원들을 곳곳에 배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동 불편 환자 등을 위해 의사, 간호사, 보건소 직원 6명으로 조를 편성해 방문팀을 꾸렸다"며 "대부분 이동시간이 30분 이내여서 백신 수송에는 문제가 없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19 구급대와 연락체계를 구축했다"고 덧붙였다.

자체 접종을 하는 요양병원도 만반의 태세를 갖췄다.

청주시 흥덕구의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다른 의약품과 코로나19 백신을 함께 보관하면 안 된다고 해 여분의 냉동고를 활용했다"며 "평소 독감백신 접종과 크게 다르지 않아 준비하는 데 애로사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요양병원에서는 혼선을 빚기도 했다.

청주 서원구의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냉동고 온도가 2∼8도 범위를 벗어나면 알람이 울리는 디지털 온도계를 구비하라는 공문이 이틀 전 왔다"며 "도에서 제품 하나를 추천해줬는데, 해당 업체 측이 백신 보관용 온도계가 아니라고 해 확인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보통 요양병원에는 디지털 온도계가 구비돼 있기 때문에 공지가 늦게 내려간 것 같다"며 "이른 시일 안에 도민들이 백신 접종을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충북에서는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 65세 미만의 요양병원·시설 종사자와 입소자,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역학조사관·구급대원 등 1만9천명을 대상으로 1차 접종이 이뤄진다.

2분기에는 노인 재가복지시설 이용자·종사자, 65세 이상 고령자, 의료기관·약국 종사자, 장애인시설 입소자·종사자 등 31만7천명이 추가로 백신을 맞는다.

이어 3분기에는 성인 만성질환자, 18∼64세 성인, 군인·경찰·소방·사회기반시설 종사자, 소아·청소년 교육·보육시설 종사자 등 100만 3천명이 접종 대상이다.

이를 위해 도는 11개 시·군에 접종센터 14곳을 설치하고, 위탁의료기관 568곳을 지정 운영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