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현충원 친일파 파묘법'을 당론으로 채택해달라는 독립운동가단체의 요구에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고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항단연)이 25일 면담결과 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함세웅 항단연 회장 등 관계자를 만나 "현재 원내지도부는 당론으로 법안을 채택한 것은 한 건도 없다"며 "당론 채택은 어렵다"고 답했다고 향단연은 전했다.
'현충원 친일파 파묘법'(국립묘지법 개정안)은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결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등을 국립묘지에 안장할 수 없도록 하고, 안장 자격 상실시 국립묘지 밖으로 이장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자신은 현충원 친일파 파묘법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실망스럽겠지만 민주당 내 의원들의 반대 목소리가 많이 있다"고 했다.
이어 정무위 소속 의원들에 대해 "윤관석 정무위원장도 국립묘지법 개정에 대해 우리 편이 아니다", "정무위 간사인 김병욱 의원은 기업중심의 법안을 주로 발의하고 기업 입장의 편에 서더라", "박용진 의원은 민노당 출신으로 진보성향인 데도 현충원 친일파 파묘에 대해 '그런 걸 뭐하러 하느냐'고 하더라"고 말했다고 향단연은 밝혔다.
김태년 원내대표에 대해선 "국립묘지법 개정안에 대해 별 관심이 없더라"라고 했고, 정무위 소속 이용우 의원은 "자민련 김종필 비서실장 출신으로 성향이 약간 다르고, 경제분야 이외엔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파묘법 처리에 앞장섰던 이수진 의원에 대해선 "의외의 말을 하더라. '직접 발의를 하지 않았고 대표 발의를 한 김홍걸 의원이 탈당해 곤란하게 됐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또 "진행을 하더라도 법안의 이름은 순화돼야 하고, 대상자 선정에 대한 심의위를 설치해야 한다"며 "사실 국립묘지법 개정안은 민주당에서 우선순위 합의사항에 포함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항단연에서 당론채택 요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대표는 '상임위 차원에서 논의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고만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