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차·사이드카·해병대 차량 엄중 호위

"도착했습니다.

"
25일 오전 5시 40분께 목포에서 출항한 퀸제누비아호가 제주항 4부두에 정박하자 갑자기 여기저기에서 백신 도착 소식이 흘러나왔다.

코로나19 백신 바다 건너 무사히 제주로…'접종계획 이상 무'
미리 대기 중이던 제주도 보건당국 관계자와 제주특별자치도경찰청 경비팀, 해병대 제9여단 대원들이 무전기로 정보를 공유한 것이다.

이윽고 화물칸 문이 열리자 맨 앞에 아스트라제네카(AZ) 3천900회분 백신을 실은 1t 냉동탑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백신을 실은 냉동탑차가 곧바로 경찰차와 사이드카, 해병대 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목적지인 제주시보건소를 향해 출발했다.

호위차들은 냉동탑차 앞뒤로 5∼10m 간격을 유지하며 경계 작전을 펼쳤다.

백신 호송 차량이 제주시보건소 사거리에 도착하자 신호등을 끄고 대기하고 있던 제주도자치경찰단 소속 경찰들은 차량을 보건소 안으로 신속히 들여보냈다.

백신을 실은 냉동탑차가 제주시보건소에 도착한 시간은 제주항에서 출발한 지 18분 만인 오전 6시 3분이다.

코로나19 백신 바다 건너 무사히 제주로…'접종계획 이상 무'
제주항에서부터 이어지던 긴장감은 보건소로 오자 최고조에 달했다.

보건 당국은 탑차에서 백신이 담긴 상자를 꺼내는 잠깐의 과정에서도 탑차 문을 철저히 닫으며 내부 온도 유지에 신경 썼다.

보건 당국은 빠른 걸음으로 무사히 백신이 담긴 상자를 제주시보건소 내 약품 보관소로 옮겼다.

상자를 열자 AZ 백신이 담긴 하얀 상자 14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1개 상자당 백신 10병이 담겼다.

백신 1병에 10명 접종분이 들어있는 만큼 제주시보건소에 보관된 백신은 모두 1천400회분이 된다.

보건 당국은 상자째로 미리 온도를 맞춰둔 약품 냉동실에 백신을 넣고, 곧바로 냉동실 문을 닫고 자물쇠를 채웠다.

첫 수송이 완료되자 백신을 운반한 보건 당국 관계자는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인수인계 완료했습니다"라는 한 마디를 내뱉었다.

백신이 실은 탑차가 제주에 도착한 지 40분 만이었다.

나머지 2천500회분은 이날 도내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9곳과 보건소 5곳으로 옮겨진다.

도는 26일부터 요양시설 및 요양병원 입소자 및 종사자 총 3천193명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하고 남은 양은 보건소에 보관할 계획이다.

코로나19 백신 바다 건너 무사히 제주로…'접종계획 이상 무'
백신 수송 과정을 함께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백신을 점검해본 결과 모든 것이 정상으로 확인됐다"며 "내일부터 접종이 시작되면, 백신의 과학을 믿고 도민께서 적극적으로 접종에 참여해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특히 전날 백신이 이송 도중 적정 온도 범위를 벗어나 방역 당국이 전량 회수하고 재이송한 사태와 관련해 "앞으로 어떤 예상치 못한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지만 정직하고 엄격하게 백신을 관리하면서 대응하고, 기본적으로 보관과 운송 과정에서 빈틈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경기 이천 물류센터에서 냉동 탑차를 이용해 제주까지 보낼 3천900회분 분량의 백신 이송을 시작했다.

AZ 백신은 영하 70도 안팎의 초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과 달리 영상 2도∼8도의 상온에서 저장이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천 외곽을 벗어날 무렵 차량 내 수송 용기의 온도가 한때 영상 1.5도로 떨어졌다.

통합관제센터를 통해 온도 유지와 운행 위치 등을 추적하던 질병관리청은 해당 차량을 물류센터로 옮기고 새로운 백신을 실은 차량을 출발시켰다.

코로나19 백신 바다 건너 무사히 제주로…'접종계획 이상 무'
방역 당국은 백신이 온도에 민감한데다가 지난해 계절성 독감 인플루엔자 백신이 상온에 노출됐을 당시 신뢰도에 큰 영향을 준 바 있어 백신을 교체한 것으로 파악됐다.

drag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