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각화 물고문 해결 없다면 유네스코 등재 요원"
반구대암각화 시민모임 "사연댐 수문 설치 서둘러야"
울산지역 시민단체인 '반구대암각화 시민모임'은 24일 "국보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사연댐 여수로를 50m 이하로 낮추고, 하단에 수문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이날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대곡천 암각화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에 오른 것을 축하한다"라면서 "최종 후보로 선정되기 위해 한양도성이나 가야군 고분 등 국내 유수한 후보들과 경쟁해야 하고, 이후 세계유산위원회의 까다로운 최종 심의와 유네스코 결정이라는 큰 산이 남았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반구대암각화 보존과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해마다 우기와 홍수 때만 되면 수개월씩 물에 잠겨 허우적대는 암각화를 보면서 참담함을 감출 수 없었다"라면서 "반구대암각화가 물고문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확고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유네스코 등재는 헛구호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반구대암각화 하류에 있는) 사연댐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선행돼야 하며, 그것이 바로 수문을 설치하는 것"이라면서 "당장 여수로를 낮추고 수문을 달아도 아무 문제가 없으며, 현재 진행 중인 수문 설치 타당성 용역 대신 수문 설계 용역을 바로 진행해 공사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수문 설치는 암각화도 구하고 홍수 조절에도 대비할 수 있는 일거양득 방안"이라면서 "사연댐 물 문제 해결책 마련을 위한 맞장 토론회를 울산시에 제안한다"라고도 했다.

단체는 "(사연댐 수위 조절을 위해) 다른 지역에서 물을 가져오는 문제는 더 큰 울산을 위한 대비일 뿐, 암각화 보존이나 수문 설치 조건이 될 수 없다"라면서 "반구대암각화는 다소 불편함을 감수해서라도 지켜야 할 가치이자 미래라는 점을 울산시민들도 잘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