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저널리스트 '프로메테우스의 금속' 출간

희귀 금속은 인공지능(AI), 바이오 의료 기술, 로봇 공학 등 분야에서 두루 쓰인다.

첨단 녹색 기술과 재생 에너지 개발을 비롯해 미사일과 전투기 등 무기 제조에도 희귀 금속은 필수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 간 희토류를 둘러싼 긴장은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이 F-35 스텔스 전투기 등 미국의 첨단무기 생산에 타격을 주기 위해 핵심 소재인 희토류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프랑스의 저널리스트인 기욤 피트롱(41)은 '프로메테우스의 금속'(갈라파고스)에서 차세대 석유로 불리는 희귀 금속에 대해 조명하며 중국의 희토류 등 희귀 금속 독점 생산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분석한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의 95%를 책임진다고 알려져 있다.

자국 내 희토류 매장량은 약 40% 정도이지만 낮은 정제비용을 무기로 해외에서 채굴한 희토류도 공급받는 등 세계적인 공급망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책은 "중국 정부는 경제 갈등을 중국의 광물 생산 지배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는다"며 "희토류, 흑연, 갈륨, 인듐 등 많은 광물자원의 수출을 제한하고 자국 내에서는 이 자원으로 고유 기술을 개발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희토류는 아직 대체 물질이 없다고 알려져 있는데 우리 시대 누구도 희토류 없이 살 수 없다"며 "서양의 많은 나라는 녹색 기술과 디지털 기술의 운명을 오직 한 나라의 손아귀에 맡긴 꼴"이라고 비판한다.

19세기는 석탄, 20세기는 석유였다면 21세기는 희귀 금속의 시대인데 이런 단계의 에너지 전환이 세계의 통합을 가져올 거라는 기대와 달리 국가 간 경쟁을 한층 더 첨예화하고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중국의 희토류 독점으로 모든 각국은 심각한 사회 경제적 위기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한다.

세계는 희귀금속 의존 시대…미중 '희토류' 긴장도 지속
책은 서양 국가들이 수익만 좇지 말고 자국 내에서 희귀 금속 채굴에 나섰어야 했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책임 있는 광산 개발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했는데, 중국의 가격경쟁력 등을 이유로 모르는 척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연구팀과 함께 6년간 12개국을 누비며 희귀 금속에 관련한 여러 아이디어를 모았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바포켕 왕국 등에서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전환에 관한 해결책을 찾고자 했다.

책은 세계 각국이 희귀 금속 생산을 재개해야 한다고 말한다.

수입국들이 중국의 희토류 독점 생산에 휘둘리는 현실 속에서 각 국가가 자국 내에 친환경적 광산을 여는 것만이 광물 주권을 확보할 전략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세수입을 늘릴 수 있는 경제 계획이며, 공해를 수출하지 않는 가장 윤리적인 결정이라는 생각도 덧붙인다.

양영란 옮김. 304쪽. 1만6천500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