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재 전 발표, 통상 그렇게 한다"…승인·결재 누가 받았나 의문
申수석 거취도 오리무중…靑 "조만간 결론내려 한다"
승인→발표→결재→사표…靑이 밝힌 '신현수 파동' 전말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24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 파동을 둘러싼 전말을 소개했다.

검찰 고위급 인사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신 수석 간 충돌이 있었으나, 인사 발표 및 결재 과정에서는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 유 실장의 설명이다.

유 실장은 다만 신 수석이 반발하는 상황에서 누가 결재를 올렸는지 등의 의문점에는 침묵을 이어갔다.
승인→발표→결재→사표…靑이 밝힌 '신현수 파동' 전말
◇ 박범계-신현수 충돌부터 申 휴가·복귀까지
유 실장에 따르면 박 장관과 신 수석은 2월 7일 발표된 검찰 고위급 인사안을 사전에 조율해 왔다.

유 실장은 "원만하게 협조하다가 인사안을 확정하는 단계에서(이견이 불거졌다)…신 수석은 더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싶었으나 박 장관은 충분히 협의가 됐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떠올렸다.

이에 박 장관은 모종의 방법으로 인사안을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문 대통령은 이를 승인했다는 것이다.

즉 법무부의 발표가 이뤄진 7일 오후 1시 30분에는 대통령의 승인이 끝났다는 것이 유 실장의 얘기다.

다만 인사안에 대한 전자결재는 다음날인 8일에 이뤄졌다.

유 실장은 "7일에 발표하고, 8일에 대통령이 전자결재를 하고, 인사 발령일은 9일이었다"며 "통상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수석은 이러한 절차가 끝난 직후인 9일 첫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이 신 수석의 사의 표명 직후 이를 수용하려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도 있었으나, 유 실장은 "제가 알기로는 사의를 받아들이겠다고 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신 수석은 이후 여러 차례 사의를 밝혔고 문 대통령은 그때마다 만류했다는 것이다.

지난 17일에는 신 수석이 문서 형태로 사표를 제출했다.

문 대통령이나 유 실장이 아닌 인사 쪽에 전달했다고 한다.

이에 유 실장은 신 수석에게 "이틀간 휴가를 쓰면서 다시 생각을 해달라"는 취지로 부탁을 했고, 신 수석은 21일까지 나흘간 숙고를 마친 뒤 청와대로 복귀해 거취를 문 대통령에게 일임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승인→발표→결재→사표…靑이 밝힌 '신현수 파동' 전말
◇ 인사안 결재 누가? 향후 거취는?…남는 의문점
유 실장의 설명에도 여전히 의문점은 남는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신 수석이 반발한 인사안을 누가 대통령에게 보고해 승인·결재를 받았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법무장관이 대통령에게 직접 들어가 결재받는 경우는 드물다.

수석이 보통 결재받는 것 아닌가"라며 "이번에는 누가 결재를 받았는지 왜 말을 못하나"라고 지적했다.

유 실장은 "누가 대통령의 승인을 받았는지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만 답했다.

박 장관이 구두로 먼저 승인을 받은 뒤 최종 결재는 전자문서 형태로 이뤄진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누가 전자문서를 대통령에게 올렸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신 수석의 거취 역시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고 있다.

유 실장은 '사표가 반려된 것이냐'는 주 원내대표의 질의에 "아마 수리가 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신 수석이 아직도 사의를 굽히지 않는다는데 이게 어떻게 일단락된 것이냐'는 지적에도 "조만간 저희가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의중도 알기 어렵다.

유 실장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사표 수리를 하면 안된다고 대통령에게 건의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말씀을 드렸다"고 답했다.

'신 수석 후임을 물색 중이냐'는 질문에는 "설혹 하고 있더라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만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