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국민 행복 줄었다…여성-청년-고령자-저소득층 타격 커(종합)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0대·60대 이상 경제상황 악화…가구소득 낮으면 행복감 감소 폭↑
여성 행복감·사회적 지위 인식 점수 하락…남성은 변화 없어
국가 자긍심 역대 최고…탈북·이민자 등 소수자 포용성 높아져
한국행정연구원 '2020 사회통합실태조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유례없는 재난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은 이전보다 덜 행복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청년, 고령자, 저소득층의 행복감이나 경제 상황 인식이 더 많이 악화했다.
이에 비해 국가에 대한 자긍심이나 국가 정치·경제상황에 대한 만족도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으며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포용성도 나아졌다.
이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9∼10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8천336명을 대상으로 한 '2020 사회통합실태조사' 결과다.
◇ 행복감·건강상태·경제적 안정 모두 하락…취약계층 더 타격
23일 발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0∼10점으로 측정한 행복감은 6.4점으로 전년도(6.5점) 보다 하락했다.
특히 10점 만점을 택한 '매우 행복했다'는 응답 비율은 2019년 4.2%에서 지난해 1.5%로 크게 줄었다.
현재 본인의 경제적 안정 정도는 10점 만점에 4.8점으로 1년 새 0.2점 떨어졌고 향후 본인의 경제상황 전망 점수 역시 5.5점에서 5.4점으로 내렸다.
또한 건강상태 점수는 1∼5점 중 3.6점으로 0.1점 하락하는 등 국민이 스스로 생각하는 웰빙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아졌다.
코로나19는 특히 여성과 청년, 고령자, 저소득층 같은 취약계층에 더 큰 타격을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행복감(0∼10점)은 2019년 6.7점에서 지난해 6.4점으로 낮아졌고 삶의 만족도는 6.1점에서 6.0점, 사회적 지위에 대한 인식은 5.2점에서 5.1점으로 각각 하락했다.
이에 비해 남성은 행복감(6.4점)과 사회적 지위(5.3점) 점수는 변동이 없었고 삶의 만족도는 5.9점에서 6.0점으로 오히려 올라갔다.
현재 경제상황 안정 정도는 0∼10점 중 19∼29세가 4.5점으로 가장 낮았고 60대 이상이 4.6점으로 뒤를 이었다.
19∼29세 청년층과 60대 이상 고령층은 전년도와 비교해서도 경제적 안정 점수가 각각 0.3점, 0.4점 떨어졌다.
30대(5.0→5.0점), 40대(5.1→5.1점), 50대(5.2점→5.1점)의 경제적 안정도 점수에 큰 변화가 없는 것과 비교된다.
현재 건강상태 점수는 60대 이상만 3.3점에서 3.1점으로 하락하고 다른 연령대에서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행복감은 월 가구소득이 낮을수록 낮고 하락 폭도 컸다.
가구소득 300만원 미만인 집단의 행복감 점수는 2019년 6.2점에서 지난해 6.0점으로, 300만원 이상 500만원 미만은 6.7점에서 6.5점으로 낮아졌다.
이에 비해 500만원 이상은 6.6점으로 동일했다.
건강상태 역시 가구소득 300만원 미만은 3.4점에서 3.2점으로 0.2점 하락한 데 비해 300만원 이상 500만원 미만은 3.7점, 500만원 이상은 3.8점으로 각각 0.1점 하락했다.
◇ 국가 자긍심 최고치, 의료기관·지자체 신뢰도↑…소수자 포용성 개선
이에 비해 국가에 대한 자긍심은 조사 시작 이래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문항의 응답은 1∼4점 중 평균 3.1점이었다.
이는 전년도 2.9점에서 0.2점 상승한 것으로, 이 조사가 처음 시작된 2013년 이후 기존 최고치였던 2013년(3.0점)과 2018년(3.0점)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의 정치상황과 경제상황, 민주주의 수준에 대한 만족도 역시 10점 만점에 각각 4.5점, 4.4점, 5.7점으로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가기관과 국민 간의 소통 점수도 대체로 올랐다.
지방정부-국민 간 소통은 1∼4점 중 2.4점으로 0.2점 높아졌고 중앙정부-국민, 지방의회-국민 간 소통은 각각 2.3점으로 0.1점씩 상승했다.
국회-국민 간 소통 점수만 2.0점으로 제자리였다.
국가 기관별 신뢰도(1∼4점) 조사에서는 의료기관이 2.8점, 지방자치단체는 2.6점으로 각각 0.2점이 올랐다.
중앙정부는 2.4점으로 0.1점 상승했고 국회는 1.9점으로 그대로였다.
동성애자나 탈북민, 이민자 등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포용성 수준은 개선됐다.
'집단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응답 비율로 본 집단별 소수자 배제 비율은 동성애자가 57.1%에서 57.0%로 낮아졌고 북한이탈주민은 25.5%에서 18.3%로 하락했다.
이 비율은 외국인 노동자(11.3%→9.9%), 장애인(5.1%→3.6%), 결손가정 자녀(4.2%→3.0%) 등도 떨어졌으며 전과자(68.0%→69.4%)만 올라갔다.
사회적 포용성을 측정하기 위해 집단별 감정적 거리 인식을 0∼100도로 수치화한 '감정적 온도'는 청년층(58.3도)과 고령층(56.6도)이 가장 높았고 전과자(15.8도)와 동성애자(23.5도)가 가장 낮았다.
송진미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집단별로 코로나19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났으므로 사회적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계층별 정책이 필요하다"며 "기본적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사회적 보장과 인프라가 중요하고 사회활동과 대인관계의 변화에 따라 시민사회 내에서의 사회적 포용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행정연구원은 오는 24일 온라인으로 '데이터로 본 코로나19 이후의 한국사회와 행정의 변화' 세미나를 열어 국가승인통계인 2020년 사회통합실태조사와 공직생활실태조사 상세 결과 발표와 토론을 한다.
/연합뉴스
여성 행복감·사회적 지위 인식 점수 하락…남성은 변화 없어
국가 자긍심 역대 최고…탈북·이민자 등 소수자 포용성 높아져
한국행정연구원 '2020 사회통합실태조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유례없는 재난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은 이전보다 덜 행복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청년, 고령자, 저소득층의 행복감이나 경제 상황 인식이 더 많이 악화했다.
이에 비해 국가에 대한 자긍심이나 국가 정치·경제상황에 대한 만족도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으며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포용성도 나아졌다.
이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9∼10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8천336명을 대상으로 한 '2020 사회통합실태조사' 결과다.
◇ 행복감·건강상태·경제적 안정 모두 하락…취약계층 더 타격
23일 발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0∼10점으로 측정한 행복감은 6.4점으로 전년도(6.5점) 보다 하락했다.
특히 10점 만점을 택한 '매우 행복했다'는 응답 비율은 2019년 4.2%에서 지난해 1.5%로 크게 줄었다.
현재 본인의 경제적 안정 정도는 10점 만점에 4.8점으로 1년 새 0.2점 떨어졌고 향후 본인의 경제상황 전망 점수 역시 5.5점에서 5.4점으로 내렸다.
또한 건강상태 점수는 1∼5점 중 3.6점으로 0.1점 하락하는 등 국민이 스스로 생각하는 웰빙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아졌다.
코로나19는 특히 여성과 청년, 고령자, 저소득층 같은 취약계층에 더 큰 타격을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행복감(0∼10점)은 2019년 6.7점에서 지난해 6.4점으로 낮아졌고 삶의 만족도는 6.1점에서 6.0점, 사회적 지위에 대한 인식은 5.2점에서 5.1점으로 각각 하락했다.
이에 비해 남성은 행복감(6.4점)과 사회적 지위(5.3점) 점수는 변동이 없었고 삶의 만족도는 5.9점에서 6.0점으로 오히려 올라갔다.
현재 경제상황 안정 정도는 0∼10점 중 19∼29세가 4.5점으로 가장 낮았고 60대 이상이 4.6점으로 뒤를 이었다.
19∼29세 청년층과 60대 이상 고령층은 전년도와 비교해서도 경제적 안정 점수가 각각 0.3점, 0.4점 떨어졌다.
30대(5.0→5.0점), 40대(5.1→5.1점), 50대(5.2점→5.1점)의 경제적 안정도 점수에 큰 변화가 없는 것과 비교된다.
현재 건강상태 점수는 60대 이상만 3.3점에서 3.1점으로 하락하고 다른 연령대에서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행복감은 월 가구소득이 낮을수록 낮고 하락 폭도 컸다.
가구소득 300만원 미만인 집단의 행복감 점수는 2019년 6.2점에서 지난해 6.0점으로, 300만원 이상 500만원 미만은 6.7점에서 6.5점으로 낮아졌다.
이에 비해 500만원 이상은 6.6점으로 동일했다.
건강상태 역시 가구소득 300만원 미만은 3.4점에서 3.2점으로 0.2점 하락한 데 비해 300만원 이상 500만원 미만은 3.7점, 500만원 이상은 3.8점으로 각각 0.1점 하락했다.
◇ 국가 자긍심 최고치, 의료기관·지자체 신뢰도↑…소수자 포용성 개선
이에 비해 국가에 대한 자긍심은 조사 시작 이래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문항의 응답은 1∼4점 중 평균 3.1점이었다.
이는 전년도 2.9점에서 0.2점 상승한 것으로, 이 조사가 처음 시작된 2013년 이후 기존 최고치였던 2013년(3.0점)과 2018년(3.0점)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의 정치상황과 경제상황, 민주주의 수준에 대한 만족도 역시 10점 만점에 각각 4.5점, 4.4점, 5.7점으로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가기관과 국민 간의 소통 점수도 대체로 올랐다.
지방정부-국민 간 소통은 1∼4점 중 2.4점으로 0.2점 높아졌고 중앙정부-국민, 지방의회-국민 간 소통은 각각 2.3점으로 0.1점씩 상승했다.
국회-국민 간 소통 점수만 2.0점으로 제자리였다.
국가 기관별 신뢰도(1∼4점) 조사에서는 의료기관이 2.8점, 지방자치단체는 2.6점으로 각각 0.2점이 올랐다.
중앙정부는 2.4점으로 0.1점 상승했고 국회는 1.9점으로 그대로였다.
동성애자나 탈북민, 이민자 등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포용성 수준은 개선됐다.
'집단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응답 비율로 본 집단별 소수자 배제 비율은 동성애자가 57.1%에서 57.0%로 낮아졌고 북한이탈주민은 25.5%에서 18.3%로 하락했다.
이 비율은 외국인 노동자(11.3%→9.9%), 장애인(5.1%→3.6%), 결손가정 자녀(4.2%→3.0%) 등도 떨어졌으며 전과자(68.0%→69.4%)만 올라갔다.
사회적 포용성을 측정하기 위해 집단별 감정적 거리 인식을 0∼100도로 수치화한 '감정적 온도'는 청년층(58.3도)과 고령층(56.6도)이 가장 높았고 전과자(15.8도)와 동성애자(23.5도)가 가장 낮았다.
송진미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집단별로 코로나19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났으므로 사회적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계층별 정책이 필요하다"며 "기본적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사회적 보장과 인프라가 중요하고 사회활동과 대인관계의 변화에 따라 시민사회 내에서의 사회적 포용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행정연구원은 오는 24일 온라인으로 '데이터로 본 코로나19 이후의 한국사회와 행정의 변화' 세미나를 열어 국가승인통계인 2020년 사회통합실태조사와 공직생활실태조사 상세 결과 발표와 토론을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