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검사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시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검사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파견된 의료진에 대한 임금 체불액이 18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 덕분'이라고 치켜세우던 정부의 말과는 달리 기본적인 보상에 대한 준비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셈이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로부터 제출 받은 '코로나19 파견 의료진에 대한 미지급 금액 누계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파견 의료진에 대한 지난 1월까지의 체불액은 총 185억2400만원이었다. 파견된 의료진은 총 1431명(의사 255명, 간호사 760명, 간호조무사 165명, 지원인력 251명) 이었다.

정부는 국비가 부족해 이런 사태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특히 12월과 1월 환자가 폭증하면서 인력 파견 규모도 급증해 예산을 다 썼다고 밝혔다. 하지만 방역의료 전문가들은 지속적으로 지난해 하반기 코로나 재유행이 온다고 예측한 바 있다. 또 작년 4차례 추경까지 동원했으면서 이러한 부분에 대한 예산을 준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이 예상된다.

중수본은 “이와 관련 현재 예비비 부족분 확보를 위해 재정 당국과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워킹스루 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워킹스루 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 최전선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체불된 임금을 지급해 달라고 요구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요구를 받은 지자체도 속수무책이었다. 지자체들은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급여 지급을 계속 요구했지만 '예산을 확보해 2월∼3월 초까지는 지급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인터넷상에서도 임금 받지 못했다는 의료진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한 파견 간호사는 “선별진료소에서 일한 간호사입니다. 2020년 일부도 지급해주지않았습니다. 추운 겨울에도 사명감을 가지고 일했습니다. 근데 계속 미뤄지는 보상. 그냥 기다리면되는걸까요? 빨리 해결해주세요. 모든 간호사분들이 그저 말없이 기다리고있습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다른 파견 의료진 역시 “코로나 의료진 파견 다녀왔던 대학생인데 급여를 받지 못하여 대학교 등록기간인데 등록금을 못내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한 의료진은 “정치적으로 유리한 재난지원금 지급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 당연히 지급되야할 의료진 급여는 이렇게 체불되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명희 의원은 "K방역 홍보에는 수많은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코로나19 현장 최전선에서 분투하는 의료진들의 급여는 체불하는 것이 문재인정부 K방역의 민낯"이라며 "불필요한 홍보성 예산을 절감해 의료진들의 급여지급 및 처우개선에 노력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 /뉴스1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 /뉴스1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