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페 "PS 진출 경쟁, 강한 동기부여…케이타와 언쟁 미안"
OK금융그룹 외국인 공격수 펠리페 알톤 반데로(33·등록명 펠리페)는 4세트 후반 KB손해보험 노우모리 케이타(20)를 향해 강하게 불만을 표했다.

득점 후 OK금융그룹 진영을 바라보는 케이타의 동작이 '배구계 불문율'을 벗어난 것이라는 메시지였다.

동시에 OK금융그룹 선수단의 투지를 일깨우려는 의도도 보였다.

펠리페는 21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KB손보와의 방문 경기가 끝난 뒤 "서로 이기려는 마음이 크다 보니 생긴 일이다.

케이타가 득점하고서 우리 진영을 바라보는 것에 항의했다"며 "유감이다.

(너무 강하게 불만을 표해) 케이타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상대 선수에게 미안한 마음은 생겼지만, 연패를 끊은 '경기 결과'에는 만족한다.

시즌 최다인 4연패에 빠졌던 OK금융그룹은 이날 KB손보와 혈전을 펼친 끝에 세트 스코어 3-2(25-19 25-27 18-25 25-22 15-11)로 승리했다.

펠리페 "PS 진출 경쟁, 강한 동기부여…케이타와 언쟁 미안"
펠리페는 5세트에서 7득점 하는 등 41점, 공격 성공률 59.65%로 맹활약했다.

레프트 송명근, 심경섭이 학교 폭력 의혹 탓에 팀에서 이탈한 터라 펠리페의 부담은 더 컸다.

승리욕이 넘치는 펠리페는 팀 공격의 절반 이상(공격 점유율 54.81%)을 책임지면서도 60%에 가까운 공격 성공률을 찍었다.

이번 시즌 내내 상위권에서 싸우던 OK금융그룹은 5라운드에서 4연패 늪에 빠지며 5위까지 처졌다.

이날 승리로 OK금융그룹(승점 50·18승 13패)은 4위로 도약했고, 3위 KB손보(승점 52·17승 14패)와의 격차도 좁혔다.

펠리페는 "연패는 늘 힘들다"며 "오늘 승리로 우리 팀의 가능성을 다시 확인했다.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거둔 승리여서 더 기쁘다"고 했다.

그는 "(송명근과 심경섭에 관한) 그런 얘기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일이다"라며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앞만 보고 간다"고 했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펠리페는 강한 심성을 지녔고, 훈련 철학도 있다"며 "국내 선수들에게 '펠리페는 이 정도로 자신의 몸을 잘 알고, 관리한다.

보고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령탑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은 펠리페는 "감독님께서 내게 맡겨주신 것이다.

배구는 힘과 속도가 모두 필요한 스포츠여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한다"며 "나도 이제 나이가 있어서,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웃었다.

벌써 4시즌 연속 V리그에서 뛰는 펠리페는 아직 한 번도 포스트시즌(PS)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는 우리카드가 정규리그 1위를 유지한 상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끝나 포스트시즌은 열리지 않았다.

펠리페는 "당연히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뛰고 싶다"며 "지금 여러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놓고 경쟁한다.

매 경기 강한 동기부여가 생긴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