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도시에서 병상부족 사태까지…코로나 발생 1년 맞은 울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확진자 1천 명 육박…10만 명당 86명으로 17개 시·도 중 7번째 적어
3개월 지역감염 0명 한때 '청정'…요양병원발 집단감염에 병상없어 '패닉' 22일이면 울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호 확진자가 발생한 지 1년이 된다.
기념할 만한 사건은 아니지만, 지난 1년은 절대 잊을 수도, 잊어서도 안 되는 시간이다.
울산은 대구·경북지역에서 진행된 코로나19 확산세를 잘 차단하면서 한때 '청정도시'라는 칭호까지 얻었지만, 이후 요양병원과 종교 단체·시설의 집단감염 등이 이어지면서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반납해야 했다.
의료 시스템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확진자가 쏟아진 집단감염 사태는 지역사회에 커다란 불안을 안기고 생채기를 남기기도 했다.
26일부터 시작되는 백신 접종을 계기로 평범한 일상을 되찾기를, 시민들은 희망하고 있다.
◇ 1년간 확진자 1천 명 육박…10만 명당 86.5명 확진
울산에서는 1년간 코로나19 확진자 994명(19일 오후 기준)이 나왔다.
이 중 37명은 사망했다.
발생 환자를 감염 요인별로 보면 지역사회 감염 등 국내 요인이 900명으로 90.5%를, 입국 등 해외요인이 94명으로 9.5%를 기록했다.
환자 성별은 여성 531명, 남성 463명으로 여성이 많았다.
연령별로는 10대 이하 162명, 20대 107명, 30대 107명, 40대 129명, 50대 174명, 60대 129명, 70대 이상 186명 등이었다.
지역별로는 인구가 가장 많은 남구가 환자도 39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구 191명, 북구 167명, 동구 121명, 울주군 97명 순이었고, 외국인은 24명이었다.
울산의 10만 명당 발생률(인구 10만 명당 확진자 수·19일 0시 기준)은 86.57명으로, 전국 평균인 166.12명의 절반 수준이다.
17개 시·도 중에서는 전남(43.44명), 전북(60.97명) 등에 이어 일곱 번째로 발생률이 낮았다.
◇ 3개월간 지역사회 감염 없었는데…'무너진 청정도시'
울산은 지난해 2월 22일 1호 확진자 발생 이후 신천지발(發) 집단감염 영향으로 1주일 만에 확진자 17명이 나왔다.
3월에는 지역사회 감염과 해외유입 등으로 22명이 더해졌다.
다행히 4월 4명, 5월 9명, 6월 3명, 7월 4명 등 4개월 동안에는 매월 확진자가 한 자릿수를 유지하면서 뚜렷한 진정세를 보였다.
특히 3월 19일부터 6월 22일까지 3개월여 동안에는 해외 입국을 제외한 지역사회 감염 환자가 단 한 명도 없어 '코로나19 청정도시'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울산이 당시 심각한 확산세를 보인 대구·경북과 지리적으로 멀지 않은 데다 경제적·인적 교류도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명 평가받을 만한 성과였다.
청정도시를 지켜내려는 시민들의 노력, 울산시의 선제 방역 행정, 사업장 폐쇄나 생산 차질을 막는데 사활을 건 기업의 방역 대응 등이 만들어낸 결실이다.
그러나 가공할 전염력을 지닌 바이러스를 언제까지고 막아내지는 못했다.
전국적인 유행 추이에 따라 울산 확진자도 늘었다.
2차 유행이 시작된 8월 36명을 시작으로 9월 52명, 10월 16명, 11월 38명 등 4개월간 매월 50명대 이하 선에서 변동 폭을 보이며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폭발적 증가는 3차 대유행이 본격화한 12월에 현실이 됐다.
12월 한 달간 확진자는 무려 515명.
1년간 전체 확진자의 절반이 넘는 숫자가 불과 한 달에 나왔다.
올해 1월에도 222명으로 확진자 대량 발생 추이는 이어졌다.
◇ 동시다발 집단감염에 2개월간 737명 확진…병상 부족 최악 위기
작년 12월과 올해 1월 두 달간 발생한 환자는 737명에 달하는데, 이는 대량으로 확진자가 나온 클러스터(감염자 집단)가 이 기간에 집중적으로 생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2월 초 시작된 양지요양병원 집단·연쇄 감염 사태가 결정적이었다.
요양보호사 1명이 최초 확진된 이후 연쇄적으로 무더기 환자가 나왔다.
이 병원 관련 울산 확진자는 환자 167명, 의료진과 요양보호사 등 종사자 48명, 연쇄 감염 28명 등 243명에 달한다.
울산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클러스터다.
고령에다 기저질환이 있는 입원환자 확진자 중 33명이 사망했다.
울산 전체 사망자(37명)의 92%에 해당한다.
특히 양지요양병원 감염 사태는 울산 의료 인프라의 열악함을 여실히 보여줬다.
울산 내 유일한 거점병원인 울산대병원에 병상이 부족해 확진된 입원환자들을 수용하지 못했다.
인근 도시의 의료시설로 옮기려 해도, 고령에 기저질환이 있어 주로 침상에 누워서 생활하는 환자들이어서 장거리 이송이 불가능했다.
방역 당국은 궁여지책으로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조치한 병원 건물 내에서 확진자와 비확진자가 지내는 층을 분리한 뒤, 총 6차례 진단 검사를 하며 병원 내 확산세를 추적 관리했다.
이 과정에서 확진된 입원환자들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불안에, 이들을 돌보는 의료 종사자들은 번아웃(탈진·소진)에다 감염 불안까지 감내해야 했다.
이 병원에서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완전히 분리하는 조치는 건물이 격리된 지 19일 만에 완료됐다.
공공의료 시스템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한 양지요양병원 집단감염 사태는 울산시가 공공의료원 설립을 추진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12월과 1월에는 요양병원 외에 종교 단체·시설과 관련한 확진자도 쏟아졌다.
기독교 선교단체 전문인국제선교단(인터콥) 관련 170명, 울산제일성결교회 관련 45명 등이 대표적이다.
2월은 중순까지 다소 진정세를 보였으나, 설 연휴 이후로 부산 장례식장발 연쇄 감염이 이어지면서 19일 오후까지 26명이 나온 상태다.
울산시는 26일부터 병원 종사자, 요양병원에 입원한 65세 미만 환자 등 총 1만5천700명가량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1년 내내 울산시 방역 행정을 이끈 여태익 감염병관리과장은 21일 "시민들이 1년간 생업을 몰수당하다시피 한 것에 가슴이 아프고, 그러면서도 어려움을 참고 방역 행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백신 접종과 함께 최근 허가를 받은 국산 항체치료제가 현장에 적용되면 시민들이 일상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3개월 지역감염 0명 한때 '청정'…요양병원발 집단감염에 병상없어 '패닉' 22일이면 울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호 확진자가 발생한 지 1년이 된다.
기념할 만한 사건은 아니지만, 지난 1년은 절대 잊을 수도, 잊어서도 안 되는 시간이다.
울산은 대구·경북지역에서 진행된 코로나19 확산세를 잘 차단하면서 한때 '청정도시'라는 칭호까지 얻었지만, 이후 요양병원과 종교 단체·시설의 집단감염 등이 이어지면서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반납해야 했다.
의료 시스템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확진자가 쏟아진 집단감염 사태는 지역사회에 커다란 불안을 안기고 생채기를 남기기도 했다.
26일부터 시작되는 백신 접종을 계기로 평범한 일상을 되찾기를, 시민들은 희망하고 있다.
◇ 1년간 확진자 1천 명 육박…10만 명당 86.5명 확진
울산에서는 1년간 코로나19 확진자 994명(19일 오후 기준)이 나왔다.
이 중 37명은 사망했다.
발생 환자를 감염 요인별로 보면 지역사회 감염 등 국내 요인이 900명으로 90.5%를, 입국 등 해외요인이 94명으로 9.5%를 기록했다.
환자 성별은 여성 531명, 남성 463명으로 여성이 많았다.
연령별로는 10대 이하 162명, 20대 107명, 30대 107명, 40대 129명, 50대 174명, 60대 129명, 70대 이상 186명 등이었다.
지역별로는 인구가 가장 많은 남구가 환자도 39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구 191명, 북구 167명, 동구 121명, 울주군 97명 순이었고, 외국인은 24명이었다.
울산의 10만 명당 발생률(인구 10만 명당 확진자 수·19일 0시 기준)은 86.57명으로, 전국 평균인 166.12명의 절반 수준이다.
17개 시·도 중에서는 전남(43.44명), 전북(60.97명) 등에 이어 일곱 번째로 발생률이 낮았다.
◇ 3개월간 지역사회 감염 없었는데…'무너진 청정도시'
울산은 지난해 2월 22일 1호 확진자 발생 이후 신천지발(發) 집단감염 영향으로 1주일 만에 확진자 17명이 나왔다.
3월에는 지역사회 감염과 해외유입 등으로 22명이 더해졌다.
다행히 4월 4명, 5월 9명, 6월 3명, 7월 4명 등 4개월 동안에는 매월 확진자가 한 자릿수를 유지하면서 뚜렷한 진정세를 보였다.
특히 3월 19일부터 6월 22일까지 3개월여 동안에는 해외 입국을 제외한 지역사회 감염 환자가 단 한 명도 없어 '코로나19 청정도시'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울산이 당시 심각한 확산세를 보인 대구·경북과 지리적으로 멀지 않은 데다 경제적·인적 교류도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명 평가받을 만한 성과였다.
청정도시를 지켜내려는 시민들의 노력, 울산시의 선제 방역 행정, 사업장 폐쇄나 생산 차질을 막는데 사활을 건 기업의 방역 대응 등이 만들어낸 결실이다.
그러나 가공할 전염력을 지닌 바이러스를 언제까지고 막아내지는 못했다.
전국적인 유행 추이에 따라 울산 확진자도 늘었다.
2차 유행이 시작된 8월 36명을 시작으로 9월 52명, 10월 16명, 11월 38명 등 4개월간 매월 50명대 이하 선에서 변동 폭을 보이며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폭발적 증가는 3차 대유행이 본격화한 12월에 현실이 됐다.
12월 한 달간 확진자는 무려 515명.
1년간 전체 확진자의 절반이 넘는 숫자가 불과 한 달에 나왔다.
올해 1월에도 222명으로 확진자 대량 발생 추이는 이어졌다.
◇ 동시다발 집단감염에 2개월간 737명 확진…병상 부족 최악 위기
작년 12월과 올해 1월 두 달간 발생한 환자는 737명에 달하는데, 이는 대량으로 확진자가 나온 클러스터(감염자 집단)가 이 기간에 집중적으로 생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2월 초 시작된 양지요양병원 집단·연쇄 감염 사태가 결정적이었다.
요양보호사 1명이 최초 확진된 이후 연쇄적으로 무더기 환자가 나왔다.
이 병원 관련 울산 확진자는 환자 167명, 의료진과 요양보호사 등 종사자 48명, 연쇄 감염 28명 등 243명에 달한다.
울산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클러스터다.
고령에다 기저질환이 있는 입원환자 확진자 중 33명이 사망했다.
울산 전체 사망자(37명)의 92%에 해당한다.
특히 양지요양병원 감염 사태는 울산 의료 인프라의 열악함을 여실히 보여줬다.
울산 내 유일한 거점병원인 울산대병원에 병상이 부족해 확진된 입원환자들을 수용하지 못했다.
인근 도시의 의료시설로 옮기려 해도, 고령에 기저질환이 있어 주로 침상에 누워서 생활하는 환자들이어서 장거리 이송이 불가능했다.
방역 당국은 궁여지책으로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조치한 병원 건물 내에서 확진자와 비확진자가 지내는 층을 분리한 뒤, 총 6차례 진단 검사를 하며 병원 내 확산세를 추적 관리했다.
이 과정에서 확진된 입원환자들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불안에, 이들을 돌보는 의료 종사자들은 번아웃(탈진·소진)에다 감염 불안까지 감내해야 했다.
이 병원에서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완전히 분리하는 조치는 건물이 격리된 지 19일 만에 완료됐다.
공공의료 시스템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한 양지요양병원 집단감염 사태는 울산시가 공공의료원 설립을 추진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12월과 1월에는 요양병원 외에 종교 단체·시설과 관련한 확진자도 쏟아졌다.
기독교 선교단체 전문인국제선교단(인터콥) 관련 170명, 울산제일성결교회 관련 45명 등이 대표적이다.
2월은 중순까지 다소 진정세를 보였으나, 설 연휴 이후로 부산 장례식장발 연쇄 감염이 이어지면서 19일 오후까지 26명이 나온 상태다.
울산시는 26일부터 병원 종사자, 요양병원에 입원한 65세 미만 환자 등 총 1만5천700명가량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1년 내내 울산시 방역 행정을 이끈 여태익 감염병관리과장은 21일 "시민들이 1년간 생업을 몰수당하다시피 한 것에 가슴이 아프고, 그러면서도 어려움을 참고 방역 행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백신 접종과 함께 최근 허가를 받은 국산 항체치료제가 현장에 적용되면 시민들이 일상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