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안보회의 연설…"직접 하는 것보다 좋은 것은 없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9일(현지시간)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며 독일은 대서양을 건너 미국과 유럽 간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화상으로 열린 뮌헨안보회의(MSC)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뒤를 이어 한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미국과 유럽의 대(對)중국, 러시아 공동전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메르켈 "미·유럽 협력 새 장 준비…중·러 대응 공동전선 필요"
메르켈 총리는 "유럽연합(EU)이 강해져야 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적에 동의한다"면서 이는 러시아가 반복적으로 EU의 기반을 파괴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년간 우크라이나 위기에 진전이 없었다고 자인하고, 미국·유럽 동맹 차원의 러시아 정책을 촉구했다.

메르켈 총리는 "더 중요한 것은 중국에 대한 공동정책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체제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기후변화에 대항해 싸우거나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등 전 세계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직접 하는 것보다 좋은 것은 없다"는 독일 속담을 인용하면서, 독일도 자신의 그림자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전력을 다해야 할 지점에 있어서 행동해야 한다"면서 "전력을 다한다는 것은 자신의 그림자를 뛰어넘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이 만약 성공적인 임무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면 아프가니스탄에 더 주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은 그곳에 잘못된 권력이 우세해지는 것으로 끝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메르켈 "미·유럽 협력 새 장 준비…중·러 대응 공동전선 필요"
뮌헨안보회의는 1963년 창설된 세계 최대 규모의 연례 국제안보 포럼이다.

당초 19∼21일 열릴 예정이었던 57차 대면 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연기됐지만, 이날 오후 특별 화상회의 형태로 열렸다.

'무서구 상태(westlessness) 너머: 글로벌 도전에 맞서 미국·유럽 관계 재편'을 주제로 열린 이 날 화상회의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참가해 연설한 데 이어 메르켈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 최고위 지도자의 연설이 이어졌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도 참가해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다른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개발을 위한 전 세계적 협력을 호소했다.

이를 위해 부국이 빈국을 도와야 한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