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美샌프란시스코 퀴어축제, 도심서 열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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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TV토론서 "샌프란 퀴어 축제, 중심 아닌 외곽서 한다" 발언
최대규모 'SF프라이드' 6월 도심서…서울로 치면 '시청광장'서 개최
安언급 카스트로 스트리트 축제는 외곽서 열리나 SF프라이드보다 규모 작아 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퀴어(성소수자) 퍼레이드' 발언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안 후보는 18일 제3지대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한 첫 TV토론에서 무소속 금태섭 후보가 서울 시청 앞에서 열리는 퀴어 축제를 거론하며 "나갈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그런 것들을 거부할 권리도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안 후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퀴어 축제를 예로 들어 "샌프란시스코 중심에서 하지 않는다"며 "카스트로 스트리트라는 곳에서 하는데,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샌프란시스코 남부 쪽에 있다"고 부연했다.
안 후보는 다음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미국 사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퀴어) 축제 장소는 도심 이외로 옮기는 것이 적절하다"며 "성적 수위가 높은 축제가 열리면 아동이나 청소년이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걸 걱정하는 시민들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퀴어 축제 관련 안 후보 발언에 대한 찬반 문제를 떠나 '샌프란시스코 퀴어축제는 도심에서 열리지 않는다'는 취지의 안 후보의 발언 내용 자체는 사실에 부합하는 것일까?
연합뉴스가 확인한 결과, 이는 실상을 정확하게 소개한 발언으로 볼 수 없다.
샌프란시스코 시 당국의 지지 및 지원하에 시 중심에서 진행되는 세계 최대급 규모의 연례 퀴어 행사가 있기 때문이다.
◇100만명 참여 '샌프란시스코 프라이드' 퀴어 축제, 도심 시청광장서 열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성 소수자(LGBTQ) 퀴어 행사가 일 년에도 여러 차례 열린다.
이는 샌프란시스코가 '성 소수자의 세계 수도'라고 불릴 만큼 성 소수자·동성 커플 거주자가 많고, 시가 이들에게 친화적인 정책을 펴기 때문으로 분석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행사는 매년 6월 마지막 주말에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프라이드(SF PRIDEㆍ이하 SF프라이드)'다.
올해 51주년을 맞는 SF프라이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규모도 큰 퀴어 축제 중 하나다.
과거 이 행사에 미국 전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온 10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다는 언론 보도들이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시가 적극 지지하는 행사인만큼 행사 기간 시 청사, 공항 등 도심 곳곳에서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장식이 등장한다.
또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 여러 유력 기업이 스폰서로 이름을 올린다.
그런데 이 축제는 안 후보의 주장과 달리 샌프란시스코 중심부에 있는 시빅 센터 플라자(Civic Center Plaza)에서 시작된다.
샌프란시스코 시청 바로 앞에 자리한 광장형 공원인 이곳은 서울의 '시청 광장' 같은 공간으로, 축제의 주요 무대가 된다.
축제 최대 행사로 2일 차에 진행되는 퍼레이드 역시 외곽이 아닌 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서 이뤄진다.
SF프라이드 공식 홈페이지는 "축하 행사는 매년 6월 마지막주 주말 중 토요일 샌프란시스코 도심 시빅 센터 플라자에서 시작되며, 일요일 아침 퍼레이드는 샌프란시스코 도심 중심부(in the heart of downtown San Francisco)인 빌 스트리트에서 시작해 마켓 스트리트를 따라 이동, 마켓 스트리트와 8번가 스트리트 지점에서 끝난다"고 안내한다.
구글 지도를 보면 이 일대에는 샌프란시스코 시청 외에도 공립 도서관, 고등법원, 여권사무소 등 주요 공공기관을 비롯해 UC헤이스팅스 법과대학, 미술관, 박물관, 쇼핑몰, 호텔 등이 몰려있다.
관광객들도 참여하고, 지역 최대 규모 행사인 만큼 이 지역 출신 정치인의 발길도 잦다.
2019년에는 현 미국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당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퍼레이드에 참여했다.
해리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검사장을 역임했고,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과 주(州) 상원의원도 지냈다.
◇안 후보 언급 '카스트로 스트리트' 축제는 시 외곽서 진행…SF프라이드보다 규모 작아
안 후보가 언급한 샌프란시스코 외곽 카스트로 스트리트에서 열리는 퀴어 축제도 있다.
10월 첫째 주 주말에 열리는 '카스트로 스트리트 페어(Castro Street Fair)'다.
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서 차로 10분 정도 걸리는 카스트로 스트리트는 성 소수자 밀집지로 유명하다.
이 지역 출신으로 1970년대 샌프란시스코 시의원을 지낸 하비 밀크는 미국 최초로 동성애자임을 공개(커밍아웃)한 정치인인데, 1974년 카스트로 스트리트 페어를 시작한 장본인이다.
샌프란시스코 프라이드보다 규모는 작지만 이 역시 유명한 축제로 매년 수만에서 수십만명이 찾아온다.
축제 기간에는 거리 곳곳에서 지역 예술인들이 공연하고, 직접 만든 수공예품을 판매한다.
지역 상인들도 동참하며, 수익금은 지역 자선단체를 후원하는 데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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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축제가 시 외곽에서 열린다고 해서 '샌프란시스코 시 중심에서는 퀴어 축제가 열리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더 규모가 큰 SF프라이드가 시 중심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결국 안 후보 발언 중 카스트로 스트리트 축제에 대해 '외곽에서 열린다'고 한 부분은 틀리지 않았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퀴어 축제를 시 중심에서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안 후보 발언의 취지였던 만큼, 그의 샌프란시스코 퀴어 축제 관련 발언 전반을 평가하자면 실상을 정확히 반영했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카스트로 스트리트에서 열리는 축제를 예로 든 것은 성적인 표현 수위가 높은 축제라면 찾아가서 볼 수 있는(직·간접 참여 의사가 있는 사람만 가서 보거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 축제가 돼야 한다는 요지를 강조하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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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최대규모 'SF프라이드' 6월 도심서…서울로 치면 '시청광장'서 개최
安언급 카스트로 스트리트 축제는 외곽서 열리나 SF프라이드보다 규모 작아 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퀴어(성소수자) 퍼레이드' 발언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안 후보는 18일 제3지대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한 첫 TV토론에서 무소속 금태섭 후보가 서울 시청 앞에서 열리는 퀴어 축제를 거론하며 "나갈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그런 것들을 거부할 권리도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안 후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퀴어 축제를 예로 들어 "샌프란시스코 중심에서 하지 않는다"며 "카스트로 스트리트라는 곳에서 하는데,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샌프란시스코 남부 쪽에 있다"고 부연했다.
안 후보는 다음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미국 사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퀴어) 축제 장소는 도심 이외로 옮기는 것이 적절하다"며 "성적 수위가 높은 축제가 열리면 아동이나 청소년이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걸 걱정하는 시민들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퀴어 축제 관련 안 후보 발언에 대한 찬반 문제를 떠나 '샌프란시스코 퀴어축제는 도심에서 열리지 않는다'는 취지의 안 후보의 발언 내용 자체는 사실에 부합하는 것일까?
연합뉴스가 확인한 결과, 이는 실상을 정확하게 소개한 발언으로 볼 수 없다.
샌프란시스코 시 당국의 지지 및 지원하에 시 중심에서 진행되는 세계 최대급 규모의 연례 퀴어 행사가 있기 때문이다.
◇100만명 참여 '샌프란시스코 프라이드' 퀴어 축제, 도심 시청광장서 열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성 소수자(LGBTQ) 퀴어 행사가 일 년에도 여러 차례 열린다.
이는 샌프란시스코가 '성 소수자의 세계 수도'라고 불릴 만큼 성 소수자·동성 커플 거주자가 많고, 시가 이들에게 친화적인 정책을 펴기 때문으로 분석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행사는 매년 6월 마지막 주말에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프라이드(SF PRIDEㆍ이하 SF프라이드)'다.
올해 51주년을 맞는 SF프라이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규모도 큰 퀴어 축제 중 하나다.
과거 이 행사에 미국 전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온 10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다는 언론 보도들이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시가 적극 지지하는 행사인만큼 행사 기간 시 청사, 공항 등 도심 곳곳에서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장식이 등장한다.
또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 여러 유력 기업이 스폰서로 이름을 올린다.
그런데 이 축제는 안 후보의 주장과 달리 샌프란시스코 중심부에 있는 시빅 센터 플라자(Civic Center Plaza)에서 시작된다.
샌프란시스코 시청 바로 앞에 자리한 광장형 공원인 이곳은 서울의 '시청 광장' 같은 공간으로, 축제의 주요 무대가 된다.
축제 최대 행사로 2일 차에 진행되는 퍼레이드 역시 외곽이 아닌 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서 이뤄진다.
SF프라이드 공식 홈페이지는 "축하 행사는 매년 6월 마지막주 주말 중 토요일 샌프란시스코 도심 시빅 센터 플라자에서 시작되며, 일요일 아침 퍼레이드는 샌프란시스코 도심 중심부(in the heart of downtown San Francisco)인 빌 스트리트에서 시작해 마켓 스트리트를 따라 이동, 마켓 스트리트와 8번가 스트리트 지점에서 끝난다"고 안내한다.
구글 지도를 보면 이 일대에는 샌프란시스코 시청 외에도 공립 도서관, 고등법원, 여권사무소 등 주요 공공기관을 비롯해 UC헤이스팅스 법과대학, 미술관, 박물관, 쇼핑몰, 호텔 등이 몰려있다.
관광객들도 참여하고, 지역 최대 규모 행사인 만큼 이 지역 출신 정치인의 발길도 잦다.
2019년에는 현 미국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당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퍼레이드에 참여했다.
해리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검사장을 역임했고,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과 주(州) 상원의원도 지냈다.
◇안 후보 언급 '카스트로 스트리트' 축제는 시 외곽서 진행…SF프라이드보다 규모 작아
안 후보가 언급한 샌프란시스코 외곽 카스트로 스트리트에서 열리는 퀴어 축제도 있다.
10월 첫째 주 주말에 열리는 '카스트로 스트리트 페어(Castro Street Fair)'다.
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서 차로 10분 정도 걸리는 카스트로 스트리트는 성 소수자 밀집지로 유명하다.
이 지역 출신으로 1970년대 샌프란시스코 시의원을 지낸 하비 밀크는 미국 최초로 동성애자임을 공개(커밍아웃)한 정치인인데, 1974년 카스트로 스트리트 페어를 시작한 장본인이다.
샌프란시스코 프라이드보다 규모는 작지만 이 역시 유명한 축제로 매년 수만에서 수십만명이 찾아온다.
축제 기간에는 거리 곳곳에서 지역 예술인들이 공연하고, 직접 만든 수공예품을 판매한다.
지역 상인들도 동참하며, 수익금은 지역 자선단체를 후원하는 데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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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축제가 시 외곽에서 열린다고 해서 '샌프란시스코 시 중심에서는 퀴어 축제가 열리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더 규모가 큰 SF프라이드가 시 중심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결국 안 후보 발언 중 카스트로 스트리트 축제에 대해 '외곽에서 열린다'고 한 부분은 틀리지 않았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퀴어 축제를 시 중심에서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안 후보 발언의 취지였던 만큼, 그의 샌프란시스코 퀴어 축제 관련 발언 전반을 평가하자면 실상을 정확히 반영했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카스트로 스트리트에서 열리는 축제를 예로 든 것은 성적인 표현 수위가 높은 축제라면 찾아가서 볼 수 있는(직·간접 참여 의사가 있는 사람만 가서 보거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 축제가 돼야 한다는 요지를 강조하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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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