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인스키 세계선수권서 '기록 다른데 공동 우승' 나온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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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열린 여자 평행대회전 경기에서는 마르타 바시노(이탈리아)와 카타리나 린스베르거(오스트리아)가 공동 1위를 나눠 가졌다.
100분의 1초까지 기록을 재서 순위를 정하는 알파인 스키에서 공동 금메달은 흔하지 않은 경우다.
물론 기록이 같으면 공동 순위가 나올 수도 있지만 이날 경기에서 바시노와 린스베르거는 기록이 달랐는데도 공동 1위가 됐다.
둘의 결승전 기록은 바시노가 47초 38, 린스베르거는 46초 70이었다.
린스베르거가 0.68초나 더 빨랐지만 바시노와 공동 1위가 된 것은 물론, 처음에는 2위로 발표되기까지 했다.
AP통신은 "처음에 은메달을 딴 줄 알았던 린스베르거는 나중에 소식을 전해 듣고 눈 위로 몸을 던지며 기뻐했다"며 "알파인 스키 평행 종목은 규정이 하도 자주 바뀌어 웬만한 팬들은 물론 선수와 대회 조직위원회에서도 혼동을 일으킬 정도"라고 보도했다.

두 명이 나란히 달려 먼저 결승선에 들어온 선수가 승리한다고 해서 '평행'이라는 단어가 종목 이름에 들어갔다.
레드 코스와 블루 코스를 한 번씩 번갈아 치르고, 1차 시기에서 패한 선수는 그 시간만큼 2차 시기를 늦게 출발하는 방식이다.
대개 경기 당일의 설질이나 해가 비치는 각도 등에 따라 특정 코스가 유리할 때가 많아 한 번씩 코스를 바꿔 경기한다.
이날은 레드 코스가 유리해 레드 코스에서 경기한 선수들이 거의 예외 없이 블루 코스 선수들을 이겼다.
문제는 대회 규정이 1차 시기의 경우 선수 두 명의 기록 차가 아무리 크게 나더라도 이를 0.5초로 줄여놓고 2차 시기를 치르도록 한다는 점이다.
AP통신은 "이 규정으로 인해 더 빠른 코스에서 2차 시기를 타는 선수들이 유리해진다"고 지적했다.
1차 시기를 레드 코스에서 치르는 선수들은 상대와 격차를 아무리 벌려도 0.5초 차이밖에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날 결승전이 그런 경우가 됐다.
1차 시기를 레드 코스에서 진행한 린스베르거는 바시노를 0.68초 차로 제쳤지만 2차 시기에서 0.68초가 아닌 0.5초만 먼저 출발할 수 있었다.
2차 시기에서는 레드 코스를 탄 바시노가 0.5초 늦게 출발하고도 린스베르거와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했고 처음에는 '동률일 경우 2차 시기 성적이 더 좋은 선수가 승리한다'는 규정에 따라 바시노가 단독 1위로 발표됐다.
AP통신은 "해당 규정은 개정 이전의 것으로 대회 조직위원회가 다시 린스베르거를 공동 우승자로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