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섭의 FC서울, 부활 키워드는 '소통'…"싸우라고까지 해요"
"처음엔 선수들이 어색해하거나 부끄러워할 때도 많았는데, 부끄러워 말고 소통하자고 했죠."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FC서울의 지휘봉을 잡아 2021시즌을 준비 중인 박진섭 감독은 그라운드에서만큼은 누구보다 '수다쟁이'가 된다.

16일 오후 제주 서귀포축구공원에서 열린 훈련 내내 박 감독의 입은 쉴 줄을 몰랐다.

특히 두 팀으로 나눠 미니게임을 할 땐 한 번의 플레이가 끝날 때마다 몇몇 선수에게 위치나 움직임 등을 세세하게 짚어줬다.

한 선수를 한참 동안 붙잡고 얘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박 감독이 일부 선수에게 말을 하고 있을 때면 다른 선수들 사이에서도 자체적으로 활발한 대화가 오갔다.

짬이 나 농담을 하거나 격려하는 수준이 아닌 서서 하는 '토론'을 방불케 하는 진지한 분위기였다.

훈련 뒤 박 감독에게 이에 관해 물었더니 "선수들이 자기 것만 하려는 게 있는데, 그것보다 서로 얘기를 많이 하라고 한다.

밥 먹을 때나 미팅할 때도 선수들이 얘기하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조금 과장해서는 "말로 싸우기도 하라"고까지 한단다.

박 감독은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안 되는데, 처음보다는 좋아졌다"며 "어디서든 서로 대화를 하다 보면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분위기도 좋아질 거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의 소통 의지는 행동으로도 나타나 볼 돌리기 연습 때는 항상 한 팀에 들어가서 직접 선수들과 볼을 차며 웃으며 장난도 치곤 한다.

박 감독은 "운동장을 벗어나면 얘기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대신 운동장에선 선수들과 그렇게 하면서 소통하고 친밀감을 쌓는다"며 "저도 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웃었다.

박진섭의 FC서울, 부활 키워드는 '소통'…"싸우라고까지 해요"
어느 때보다 활기찬 소통의 물결 속에 서울은 서귀포에서 훈련과 연습 경기를 병행하며 '명가 부활'의 꿈을 부풀리고 있다.

남은 나흘도 프로팀과의 한 차례 연습 경기를 포함해 알차게 보낼 참이다.

서울은 27일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와 공식 개막전을 치른다.

박 감독은 "예년에는 따뜻한 곳에서 훈련하다가 국내에서 시즌을 준비하다 보니 다치지 않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며 "시즌 초반 전력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훈련이 끝날 때까지 잘 체크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