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상금 6억 8천만원보다 많은 4강 상금 7억 3천만원 확보
세계 114위 카라체프, 예선 통과 선수로 21년 만에 메이저 4강
아슬란 카라체프(114위·러시아)가 예선 통과 선수로는 21년 만에 테니스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4강에 진출했다.

카라체프는 1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8천만 호주달러·약 686억원) 9일째 남자 단식 준준결승에서 그리고르 디미트로프(21위·불가리아)에게 3-1(2-6 6-4 6-1 6-2) 역전승을 거뒀다.

올해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호주오픈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카라체프는 2000년 윔블던의 블라디미르 볼치코프(벨라루스) 이후 21년 만에 예선을 거쳐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4강에 오른 선수가 됐다.

특히 호주오픈 남자 단식에서 예선 통과 선수가 4강에 오른 것은 1977년 밥 길티넌(호주) 이후 올해 카라체프가 무려 44년 만이다.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에서는 지난해 10월 프랑스오픈에서 나디아 포도로스카(아르헨티나)가 4강에 오른 바 있다.

카라체프는 또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자신의 메이저 대회 본선 데뷔 무대에서 남자 단식 4강까지 오른 첫 번째 선수가 됐다.

그의 세계 랭킹 114위는 2001년 윔블던에서 당시 125위였던 고란 이바니셰비치(크로아티아) 이후 가장 낮은 순위로 메이저 남자 단식 4강에 오른 기록이다.

카라체프는 이어 열리는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알렉산더 츠베레프(7위·독일) 경기 승자와 4강에서 만난다.

예선 통과 선수가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에 오른 사례는 아직 없다.

세계 114위 카라체프, 예선 통과 선수로 21년 만에 메이저 4강
세트 스코어 1-1로 팽팽하던 3세트에 디미트로프가 허리 통증으로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이후 일방적인 카라체프의 흐름이 이어졌다.

디미트로프는 3세트를 마친 뒤 메디컬 타임아웃을 불렀으나 4세트에도 제 기량을 보이지 못했다.

카라체프는 이 대회 전까지 메이저 대회 예선에 9차례 도전했으나 한 번도 본선에 오르지 못했고 10번째 도전인 이번 대회에서 제대로 사고를 치는 중이다.

올해 28살인 그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보다 한 등급 낮은 챌린저를 주 무대로 삼아왔다.

지난해 111위가 자신의 최고 랭킹이고 투어 대회에서는 2회전인 16강에 세 차례 오른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다.

그는 이번 대회 4강 진출로 상금 85만 호주달러를 확보했다.

이는 7억 3천만원 정도에 해당하며 카라체프가 2009년부터 10년 넘게 프로 선수로 뛰면서 모은 상금 61만8천354 달러, 한국 돈 6억 8천만원보다 많은 액수다.

카라체프는 4강에서 지더라도 세계 랭킹 42위 안팎으로 오를 전망이다.

그는 2015년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에 출전해 단식 결승에서 정현과 만나 1-2(6-1 2-6 0-6)로 패해 준우승한 경력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