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 메시지·실용적 공약에 초점…제3지대 경선까지 염두

국민의힘의 4·7 재보선 경선이 후보들의 보수 선명성 경쟁보다 중도층 구애를 통한 외연 확장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치러지고 있다.

핵심 당직자는 16일 통화에서 "과거 당내 경선과 비교해 선명성 경쟁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태극기'로 불리던 강경 보수의 흔적이 자취를 감췄다"고 평했다.

이는 100% 일반 시민 여론조사로 본선 진출자를 가리기로 한 경선 룰, 중도층 지지를 주력으로 하는 제3지대 경선 승자와의 최종 단일화 일정, 보수층 결집만으로는 이기기 어렵다는 총선 참패의 학습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태극기' 사라진 국민의힘 경선…"100% 일반참여 나비효과"
당원 투표가 20% 반영되는 예비경선에서 일부 후보가 '우파 정당의 본분'을 강조했으나, 민심 100%로 당락이 좌우되는 본경선 절차에 접어들고 나서는 그런 목소리가 사라지다시피 했다.

후보들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융통성을 강조하는 데 메시지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연립정부 구성, '합리적인 진보'까지 모아서 새 플랫폼을 만들자는 제안이 대표적이었다.

정책 측면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때리는 등 정권 심판론을 부각하면서도 아동학대 예방 강화, 청년 재테크 지원, 어르신 디지털 교육 등 실용적인 공약에 방점을 찍고 있다.

주요 공약만 놓고 보면, 국민의힘 후보들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무소속 금태섭 후보 사이에 별다른 차이가 발견되지 않는다.

제3지대와의 최종 단일화 역시 국민의힘 본경선과 마찬가지로 100% 여론조사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같은 민심 구애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당 일각에서는 중도 지향의 경선에 따른 보수층 이탈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고정 지지층 결집보다 중원 진출에 에너지를 쏟아야 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은 통화에서 "획기적인 시민경선이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