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韓서 생산한 러 백신, 北 공급시 남북관계 좋아질 것"

스푸트니크 V 백신/사진=AP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한국에서 생산 중인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를 통한 '백신 외교'가 남북 관계를 개선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최 지사는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러시아 기술로 한국에서 제조된 백신(스푸트니크 V 백신)을 (북한으로) 보내고, 러시아가 이 과정을 중재하는 데 동의한다면 이는 남북 관계를 회복하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 바이오기업 지엘라파는 지난해 11월 스푸트니크 V 백신 개발을 지원한 러시아 국부펀드 '직접투자펀드'와 이 백신의 국내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지엘라파는 연 1억5000만 도스(1회 접종분)의 백신을 생산해 전량 해외에 수출할 예정이다. 스푸트니크 V 국내 생산 공장은 강원도 춘천에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사진제공=강원대학교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러시아의 지원을 통해 한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이 백신을 북한에 공급함으로써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하자는 게 최 지사의 주장이다.

최 지사는 인터뷰에서 "3각 협력(한국-러시아-북한)은 훌륭한 시작점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북한과 접촉하고 있지 않지만 이와 관련한 러시아의 지원을 환영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스푸트니크 V 백신은 지난해 8월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해 세계 최초로 자국 정부의 승인을 얻었다. 다만 통상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 달리 3단계 임상시험(3상) 전에 1, 2상 뒤 곧바로 승인을 받으면서 효능과 안전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러다 최근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에 이 백신의 예방 효과가 91% 이상이라는 3상 결과가 실리면서 백신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이후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최근 스푸트니크 V 백신 국내 도입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