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나인원 17일 개막
스트리트아트와 서예의 결합…로먼 키민 양 개인전
1971년 대구에서 태어난 작가는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 이민을 떠났다.

미국에서 자라 뉴욕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뉴욕과 인도네시아 발리를 기반으로 활동해왔다.

다양한 그라피티가 넘치는 뉴욕 거리의 스트리트아트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그의 작품은 기하학적 구성요소로 이뤄진 추상화지만, 그 속에 서예를 연상시키는 흔적이 보인다.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가나아트나인원에서 개막하는 개인전 '인피니티 코스모스(INFINITY COSMOS)는 로먼 키민 양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소개한다.

순수미술과 그래픽 디자인을 결합한 자신의 작업방식을 그는 '그래피직스(Graphysics)'라 부른다.

작품 속 기하학적인 형상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역동성을 강조하고자 고안한 명칭이다.

그림에는 캘리그래피와 스트리트아트의 특성이 동시에 나타난다.

그가 성장한 뉴욕의 정서가 스트리트아트에 스며들었고, 캘리그라피에 기반을 둔 작업은 모국에서 접한 서예에서 비롯됐다.

어린 시절 집에서 보던 족자에 대한 기억이 바탕이 됐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살아가면서 작가는 자신의 뿌리를 서예에서 찾은 셈이다.

그의 흑백 회화에도 서예의 영향이 드러난다.

그는 28세였던 1999년 설립된 예술 공동체 반스토머스의 창립 멤버로 활동했다.

데이비드 엘리스, 매드사키, 스운, 히토즈키 등 뉴욕과 도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모인 반스토머스는 대형 벽화,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예술적 실험을 함께했다.

이번 개인전은 '만다라(Mandala)'에서 영감을 받은 신작으로 구성됐다.

만다라는 산스크리트어로 '원'을 뜻하며, 원형 안에 우주의 진리, 깨달음의 경지, 부처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묘사한 그림을 칭한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작가는 발리에서 만다라에 집중했다.

만다라를 다양한 정신과 육체를 초월해 세계를 무한하게 연결 짓는 것으로 이해하고, 이를 현대적인 조형언어로 풀어내고자 했다.

출품작에는 만다라를 연상시키는 원이 자주 등장하며, 각 작품에는 우주와 연관된 제목을 붙였다.

3월 1일까지.
스트리트아트와 서예의 결합…로먼 키민 양 개인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