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일본 경제가 11년 만에 역성장했다. 반면 도쿄증시는 4분기 경제 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웃돈 데 힘입어 ‘거품경제’ 붕괴 이후 30년 만에 30,000선을 회복했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전년보다 4.8% 감소했다고 15일 발표했다. -5.5~-5.2%인 시장 전망치보다 높았지만 마이너스 성장률은 피하지 못했다. 일본의 GDP가 연간 기준으로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으로 성장률이 -5.7%를 기록한 2009년 이후 11년 만이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GDP는 전 분기보다 12.7%(연율 기준) 증가했다. 민간 이코노미스트 36명의 평균 예상치 8.0%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일본 경제는 분기별 변화가 극심했다. 2분기 성장률은 역대 최악인 -28.1%를 기록했지만 3분기엔 22.9%로 급반등했다. 올 1분기엔 또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작년 11월 말부터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지난달 7일 일본 정부가 두 번째 긴급사태를 선언하면서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어서다.

이날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64.08(2%) 오른 30,084.15로 마감했다. 닛케이225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30,000선을 넘은 것은 1990년 8월 2일 이후 30년6개월 만이다. 사상 최고치는 1989년 12월 기록한 38,915다. 30,000선 돌파는 경기회복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있지만 일본은행과 일본 공적연금이 대량으로 매수한 데 따른 ‘관제증시’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두 기관은 작년 말 기준 일본 증시 시가총액의 10%가 넘는 91조9000억엔(약 964조원)어치의 일본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