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상담 예약 웃돈 줘야…"이혼숙려제, 소득 없는 여성에 불리"
"중국 이혼숙려제 시행되자 이혼 신청 쇄도"
중국이 새해부터 30일간의 이혼숙려제를 시행하자 이혼 신청이 쇄도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30일간의 이혼숙려기간을 거쳐야 이혼이 성립되기 때문에 서둘러 이혼 신청에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혼 변호사와의 상담 신청도 폭증하면서 상담 예약을 잡기 위해 웃돈을 줘야 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중국에서 올해 1월 1일 시행된 이혼숙려제는 합의 이혼을 결정한 부부가 30일간의 '냉정기'(冷靜期·숙려 기간)를 거쳐야 하며, 이후 법원에 이혼 신청 서류를 접수할 수 있도록 한다.

냉정기 동안 한쪽이 신청을 철회하고, 다른 한쪽은 이혼을 원한다면 다시 이혼 신청 절차를 개시하고 30일간의 냉정기도 새롭게 거쳐야 한다.

아니면 이혼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데, 역시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지난해 5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이혼숙려기간 조항이 신설된 민법 개정안을 의결하자 온라인에는 6억 개가 넘는 비판글이 '#이혼 냉정기 반대'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달렸다.

네티즌들은 중국에 더는 이혼의 자유가 없는지 알고 싶다며 분노를 토해냈다.

중국에서는 합의이혼이 허가된 2003년 130만 건이었던 이혼 건수가 2019년 470만 건으로 급증했다.

SCMP는 "중국 당국은 급증하는 이혼율이 체제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본다"며 "관료들은 이혼숙려제가 이혼율을 낮출 수 있고 젊은 층의 충동적인 이혼을 막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우리는 이혼 냉정기가 아니라 결혼에 앞서 결혼 냉정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 여성에 대한 보호막이 열악해 가정폭력에 시달려도 이혼이 어려운 중국 여성에게 이혼숙려제는 이혼으로 가는 길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비판한다.

지난해 12월 산시성의 한 여성은 40년간 남편에게 맞고 살았다며 이혼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불허했다.

당시 판사는 해당 여성이 40년간 남편과 함께하며 어렵게 얻은 행복을 남은 삶 기간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판시했다고 SCMP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