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화천면부터 개시…올해 500구 이상 발굴·유전자 1만2천여개 확보 목표
DMZ 화살머리고지 발굴은 4월부터…北, 공동발굴에 여전히 '무응답'

국방부가 동절기를 맞아 중단했던 6·25 전사자 유해발굴 작업을 내달부터 재개한다.

13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에 따르면 내달 9일 강원 화천군 하남면 서오리지를 시작으로 유해발굴 작업이 지역별로 정해진 일정에 따라 진행된다.

국유단은 올해 전사자 유해 500구 이상을 발굴하고, 신원 확인을 위한 유가족 유전자 시료를 1만2천500개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유해발굴 사업은 6·25 전쟁 당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지만, 미처 수습되지 못한 채 산야에 남겨진 전사자들을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호국보훈사업이다.

지난 2000년 4월 '6·25전쟁 50주년 기념사업'으로 시작한 이후 지난해까지 1만2천500여 구가 수습됐다.

여기에는 국군뿐 아니라 북한군·중공군 1천600여 명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아직 찾지 못한 국군 전사자만 12만2천여 명에 달해 갈 길이 먼 상황이다.

특히 전사자 관련 자료 부족으로 매장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국토개발에 따른 지형변화·전투현장 훼손 등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게 국유단의 설명이다.

발굴된 유해의 신원 확인 작업은 더 순탄치 않다.

현재 신원 확인은 유전자(DNA) 시료 비교 분석 검사 결과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데, 갈수록 직계 유가족 수가 감소하면서 전후 2∼3세대 참여가 절실하다.

현재까지 확보된 유전자 시료는 전체 전사자 기준 33%에 해당하는 6만여 점에 그쳐 유가족들의 더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국유단은 설명했다.

지난해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따른 유가족 탐문 활동 감소 및 보건소 채취 제한 등의 영향으로 목표치(1만2천500개)의 75%만 확보됐다.

유가족 유전자 시료채취는 가까운 보건소 및 군 병원, 전국 보훈병원, 서울 적십자병원 등을 방문하면 가능하며, 국유단 전화(☎1577-5625)로 문의하면 비대면 혹은 직원 방문 채취도 가능하다.

전사자의 친·외가 8촌까지 채취에 동참할 수 있으며, 유전자 시료 제공으로 유해의 신원이 확인되면 심사를 통해 최대 1천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한편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 남측 지역에 대한 유해발굴 작업은 올해 중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9·19 군사합의를 계기로 DMZ에서는 처음으로 발굴 작업이 시작된 이후 화살머리고지 일대 13만1천㎡ 가운데 12만2천㎡(94%)에 대한 발굴 작업이 마무리됐다.

군은 오는 4월부터 남은 8천여㎡에 대한 발굴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다만 올해도 9·19 군사합의 사항인 남북 공동발굴 성사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당초 남북은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공동발굴 작업을 하기로 합의했지만, 남북관계 소강 여파로 북측이 호응하지 않아 지난해까지 남측 단독으로 발굴 작업을 했다.

이와 관련,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새해 업무보고에서 북한이 호응하면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 남북공동 유해 발굴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군, 내달 6·25유해발굴 재개…"유가족 시료채취 동참 절실"/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