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구소련·유럽우주국·인도 이어 성공
UAE 부통령 "아랍권에 희망의 메시지"
아랍권 첫 화성탐사선 '아말', 화성궤도 진입…세계 5번째(종합)
아랍에미리트(UAE)가 쏘아 올린 아랍권 최초의 화성탐사선 '아말'(희망을 뜻하는 아랍어)이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UAE의 우주 진출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무함마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MBRSC)는 이날 화성 궤도 진입을 시도한 탐사선 아말이 보내온 신호를 포착한 뒤 "교신이 재개됐다.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선언했다.

UAE의 총리, 부통령 겸 두바이 지도자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도 "이번 성과로 우리는 아랍권 역사상 우주에서 가장 먼 거리에 도달했다"며 "아랍권 전체에 다른 세계와 경쟁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상 관제소 관계자들도 탐사선의 신호를 포착한 뒤 두 팔을 치켜들고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아랍권 첫 화성탐사선 '아말', 화성궤도 진입…세계 5번째(종합)
화성탐사선 발사는 아랍권에서는 UAE가 첫 번째였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미국, 유럽연합(EU), 러시아, 중국, 인도, 일본에 이어 일곱 번째였다.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한 것은 미국과 구소련, 유럽우주국(ESA), 인도에 이어 5번째다.

아말은 이날 저녁 7시 30분(한국시간 10일 0시30분)부터 감속 엔진을 가동해 속도를 시속 1만8천㎞까지 낮추며 궤도 진입을 시도했다.

지난해 7월 20일 미쓰비시중공업의 발사체 'H2A'에 실려 일본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를 떠난 지 근 7개월 만이다.

아말은 그동안 시속 12만1천㎞의 속도로 4억9천300만㎞의 우주공간을 날아갔다.

궤도 진입에 성공한 아말은 화성 시각으로 1년(687일)간 55시간마다 한 차례씩 화성을 공전하면서 상 하층부 대기 측정과 화성 표면 관측·촬영 등 임무를 수행한다.

MBRSC는 미국 콜로라도대 볼더 캠퍼스 대기 우주물리학연구소, 애리조나 주립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등과 협력해 6년여에 걸쳐 아말을 개발했다.

아랍권 첫 화성탐사선 '아말', 화성궤도 진입…세계 5번째(종합)
UAE는 석유가 풍부한 산유 부국이지만 화석 연료 이후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혁신적인 미래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UAE는 분쟁과 빈곤에 지친 아랍권 젊은이에게 꿈을 불어넣겠다면서 장기적인 우주 개발 정책도 추진 중이다.

MBRSC는 오는 2117년 화성에 정착촌을 건설하는 '화성 2117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또 지난 2019년 9월에는 아랍권 최초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우주인 3명을 보냈다.

UAE 정부는 화성 탐사를 포함한 우주 연구에 지금까지 200억 디르함(약 6조6천억 원)을 투입했다.

아말의 성공적인 화성 궤도 진입에 이어 중국의 화성탐사선 톈원(天問)-1호도 하루 뒤 궤도 진입을 시도한다.

미국의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도 오는 19일 새벽 화성 대기권에 진입해 착륙을 시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