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스·탐슨, 고별전서 동반 두 자릿수 득점
외인 2명 보내는 유도훈 감독 "제가 못 맞춘 것 아닌가 생각도"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의 외국인 선수 헨리 심스(31·208㎝)와 에릭 탐슨(28·204㎝)이 '동반 두 자릿수 득점'으로 연승에 힘을 보태며 팀과 작별했다.

심스는 10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17점 10리바운드, 탐슨은 14점 6리바운드를 올려 88-72 완승에 이바지했다.

양 팀 최다인 21점을 올린 정효근과 두 외국인의 활약 속에 전자랜드는 3연승 상승세를 이어가며 국가대표 휴식기를 맞이했다.

이 경기는 심스와 탐슨의 고별전이었다.

경기 직전 전자랜드는 두 명의 '동시 교체'를 발표했다.

치열한 중상위권 순위 다툼을 견뎌낼 힘을 키우고자 미국프로농구(NBA) 경력자인 조나단 모틀리(26·208㎝), 이스라엘 1부리그에서 활동하던 데본 스캇(27·206㎝)을 영입했다.

애초 스캇의 영입만 알려지면서 둘 중 누가 교체될지가 화두였으나 NBA 팀과의 계약 협상이 불발된 모틀리가 전부터 관심을 보여온 전자랜드에 합류하기로 하면서 두 명 모두 교체가 전격 결정됐다.

시즌 후반부에 접어든 가운데 띄운 승부수다.

공교롭게도 심스와 탐슨은 이날 모처럼 나란히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27일 인삼공사전(심스 13점·탐슨 12점) 이후 약 한 달 반 만이었다.

그만큼 이들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외인 2명 보내는 유도훈 감독 "제가 못 맞춘 것 아닌가 생각도"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이날 두 선수의 기록에 대해 "삼성 아이제아 힉스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테리코 화이트와 김준일이 버티는 골 밑에선 어느 팀이나 외국 선수가 충분히 해줘야 한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유 감독은 "심스와 탐슨은 역대 외국인 선수 중 팀에 맞추려고 하는 데 있어선 가장 열심히 해준 선수들"이라며 "조금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한 결정을 내렸는데,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선수들 나름대로 자신의 색깔이 있을 텐데, 제가 못 맞춘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많이 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유 감독은 "오늘 이후 김낙현이 국가대표팀에 합류하고 새 외국인 선수와도 맞춰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가드 라인 운영 상황 등도 준비하며 퍼즐을 맞춰나가려고 한다"고 휴식기 계획을 전했다.

선수들에게서도 이별의 아쉬움과 새 얼굴에 대한 기대감이 동시에 엿보였다.

정효근은 "심스와 탐슨 모두 의견을 나눌 때 불평, 불만 없이 잘 따라주던 정말 착한 친구들"이라며 "노력해준 덕분에 현재 위치에서 휴식기를 맞이하게 돼 고맙다"고 인사했다.

"정이 들었는데 팀을 떠나게 됐다고 하니 마음이 아프다.

이런 게 프로의 냉정함인가보다"라고 아쉬움을 표현하면서도 그는 "선원이 바뀐다고 배가 산으로 가면 안 된다"며 새로운 동료들과도 호흡을 잘 맞춰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