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권 보장 요구하며 내렸다 탔다 반복…서울시 면담 요구 수용
장애인단체 4호선 지하철 시위 종료…"운행 회복중"
지하철 4호선 종점인 당고개역에서 시작된 장애인 단체의 이동권 보장 시위로 한동안 지연됐던 열차 운행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 60여 명은 10일 오후 3시 17분께부터 당고개역에서 열차 5개에 나눠 탑승한 다음 서울역까지 역마다 내렸다 탔다를 반복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시내 저상버스 도입, 지하철 1역사 1동선 승강기 100% 설치 등을 요구하며 서울시 도시교통실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열차 내에는 올해 서울시 본예산에 장애인 이동권 관련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점을 규탄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유인물을 곳곳에 부착했다.

마지막 다섯 번째 조가 오후 5시 48분께 서울역에 도착하면서 시위는 종료됐다.

서울시는 이들의 면담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애인단체 4호선 지하철 시위 종료…"운행 회복중"
지하철을 기다리던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다.

4호선 하행선 당고개역∼서울역 구간에서는 열차가 밀렸고, 그 이하 구간과 상행선에서는 열차가 오랜 시간 도착하지 않았다.

열차가 정상적으로 운행되지 않으면서 4호선과 비슷한 노선을 따라가는 버스도 덩달아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특히 설 연휴를 하루 앞둔 날이라 4호선을 타고 서울역으로 가던 귀성객이 KTX를 놓치는 일도 벌어졌다.

한 포털사이트 아이디 'dbwo***'는 "솔직히 의미 있는 시위라면 하루 정도 배려해줄 수 있지만 연휴라 기차, 고속버스 예약 꽉 차는 상황에 지하철을 이렇게 막으면 되나"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아이디 'qkdl***'는 "수강신청 하듯이 힘들게 얻은 KTX 표인데 서울역 도착도 못 했다"며 "푯값을 보상해달라"고 했다.

반면 한 트위터 이용자는 "오늘 시위 덕분에 평소 장애인들이 지하철에서 얼마나 불편하게 이동해 왔는지 알 것 같다"며 "서울시가 애초부터 요구를 잘 들어줬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서울교통공사는 4호선 속도를 줄이며 열차 간격을 유지하고 안전을 위한 보안요원을 배치했다.

공사 관계자는 "정체됐던 열차 운행을 회복하는 단계"라며 "예정된 스케줄보다 도착이 늦더라도 배차 간격이 균일해지면 금방 정상적으로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