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치의 600배가 넘는 환경호르몬이 검출된 아기용 욕조를 사용했던 피해자들이 제조사와 유통사 등을 상대로 집단 소송에 나섰다.

‘다이소 아기욕조’ 영아 피해자 부모 등 3000여 명은 9일 욕조 제조사인 대현화학공업과 중간 유통업체인 기현산업을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 동작경찰서에 고소했다. 또 두 업체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한국소비자원 집단분쟁조정신청서도 우편으로 제출했다.

소송인단을 대리하는 이승익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는 “매일 아이를 이 욕조에 목욕시킨 아빠로서 3000명의 부모를 대리해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은 국가통합인증마크(KC) 인증제도의 허점을 드러냈다”며 “중간에 원료나 소재가 변경돼도 확인할 방법이 없는 만큼 사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해 12월 대현화학공업이 제조한 아기 욕조 ‘코스마’에서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안전 기준치의 612.5배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밝혔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간 손상과 생식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는 유해 화학물질이다. 해당 제품은 다이소에서 상품명 ‘물빠짐아기욕조’로 5000원에 판매됐으며 맘카페 등에서 ‘국민 아기욕조’로 불릴 만큼 인기를 끌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