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전·후의 kt는 완전히 달라진 팀…"따라가야죠"
공익 마치고 TV로 본 첫 PS…kt 고영표·심재민의 특별한 각오
고영표(30), 심재민(27)은 프로야구 kt wiz 창단 초기에 마운드의 기둥이었다.

아직 팀이 정비되지 않아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시절, 고영표와 심재민은 kt의 신임 받는 선발·불펜 투수로 고군분투했다.

당시 가을야구는 꿈같은 이야기였다.

고영표와 심재민은 나란히 2018년 시즌을 마치고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그 사이 kt는 달라졌다.

이강철 감독 부임 첫해인 2019년 kt는 정규시즌 6위에 올라 가을야구 문턱에 다다랐다.

2020년에는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 창단 첫 포스트시즌(PS) 진출이라는 역사를 썼다.

지난해 11월, 고영표와 심재민은 팀의 첫 가을야구를 TV로 지켜봤다.

심재민은 소집 해제된 이후였고, 고영표는 제대를 보름 정도 앞둔 때였다.

공익 마치고 TV로 본 첫 PS…kt 고영표·심재민의 특별한 각오
지난 6일 부산 기장-현대차 드림 볼파크에서 열린 kt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심재민은 "퇴근한 영표 형과 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팀의 가을야구를 TV로 봤다"며 "배가 많이 아팠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우리도 가을야구에 같이 가보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고영표와 심재민은 2021년 복귀할 예정이다.

입대 전 토종 에이스로 입지를 굳혔던 고영표는 올해 팀의 '5선발'로 시즌을 출발할 예정이다.

주로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던 심재민은 캠프에서 선발 경쟁 중이다.

심재민은 "돌아와 보니 다른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더라. 기술도 좋아졌다"며 "제가 따라가야죠. 같이 가야죠"라고 각오를 다졌다.

고영표도 "군에 가기 전에는 팀 선수층이 지금보다 열악했다.

그래서 제가 기회를 꾸준히 받을 수 있었고 좋은 성적도 남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며 "제가 후배들과 선배들에게 도전하는 입장이다.

최대한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을 보여드리려고 집중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고영표는 kt 마운드를 홀로 짊어지다시피 했던 과거보다 지금이 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부담은 없었고 즐기려고 했다.

지금은 구단에서 생각하는 저에 대한 기대치가 있고, 나이도 30대 초반이 됐다.

2년 동안 쉬어서 기량에 물음표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마음이 무겁긴 하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군 복무 중에도 쉴 틈 없이 운동했고, 야구에 대한 생각도 정립할 수 있었다면서 "어느 때보다 던지는 것은 만족스럽다"고 2021시즌 복귀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