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주무관으로 근무
극단적인 선택으로 안타까움 자아내
일반서무부터 회계, 타직원 속하지 않는 업무까지
9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근무하는 7급 공무원 주무관 A 씨가 전날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 돼 내사 중이라고 밝혔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A 씨가 이른 나이에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고,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서울시에서 공개한 서울시립미술관 수집연구과 업무분장에 공개된 A 씨의 업무가 "과다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공개된 업무분장표에 따르면 A 씨는 상설전시실 운영(전시장 지킴이 및 관람객, 전시 환경 등 관리), 일반서무 업무(복무, 물품, 교육, 정보공개, 민원, 후생복지, 문서접수, 기록물관리 등), 회계업무(일상경비, 업무추진비, 급량, 사무, 출장여비, 초과근무수당 등), 공무직 및 뉴딜코디네이터 관련 업무(임금, 복무관리 등), 각종 회의자료 및 주간업무 작성 역에 기타 타 직원에 속하지 않는 업무까지 수행했다.
다른 사람들이 수장고 관리, 자료실 관리, 소장품 수집, 미술관 아카이브 등 등 연관 업무를 수행했던 것과 달리 A 씨는 서무와 회계, 임금과 각종 회의자료 작성은 물론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는 모든 업무를 이행해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직장내 따돌림 유무는 조사결과를 지켜봐야 겠지만, 업무분장만 놓고 봤을 때 신입이 홀로 수행하기엔 벅찰 것으로 보인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A 씨는 서울 소재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대학교 재학 중이던 만 20세 나이에 7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A 씨는 지난해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최연소 7급 공무원 합격자로 출연해 귀여운 외모와 솔직한 입담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A 씨는 당시 "처음에는 적응이 잘 안됐다. 학교 생활과 회사생활이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달랐다"며 "제 또래가 없고 처음 발령 받은 부서에는 제가 혼자 여자였다"면서 조직 생활의 어려움을 밝히기도 했다.
또 공무원의 장점으로는 "내가 잘리지 않는다", 단점으로는 "저 사람도 안 잘린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아빠가 7급 시험에 붙으면 차를 사주겠다"고 해서 "책상 옆에 차 사진을 두고 공부했다"던 A 씨였다. 100일 동안 최선의 노력을 다해 7급 공무원에 합격했던 A 씨의 비보에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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