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보고서 인용 보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를 다시 살펴보는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미국의 한 싱크탱크가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해 "대체로 실패"라는 평가를 내렸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전날 발간한 미중 1단계 무역합의 관련 보고서에서 지난해 미국의 중국 수출이 목표치에 40% 이상 못 미쳤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중이 지난해 1월 15일 서명한 1단계 무역합의에 따르면 중국은 2021년까지 2년간 2천억 달러어치의 미국산 물품과 서비스를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 세관이 지난 5일 발표한 2020년 미국 무역 자료에 따르면 중국이 수입한 미국 공산품은 목표치의 57%에 그쳤다.

그중 자동차와 트럭 등은 40%, 항공기와 엔진 등은 18%에 불과했다.

에너지 수입은 목표치의 37% 밖에 못 채웠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은 목표치의 89%를 채웠지만 석탄은 14%, 원유는 45%에 머물렀다.

농산품 수입은 목표치보다 18% 부족했다.

반면 중국의 반도체, 반도체 제조 장비 수입은 목표치를 27% 상회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바이어들이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관련 장비와 물품의 수출을 금지할 것이라고 예상해 비축해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국산 의약품 수입은 목표치의 111%를 달성했다.

SCMP는 미 세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중국과 무역전쟁을 시작한 이래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2018년 4천195억 달러에서 지난해 3천108억 달러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PIIE의 채드 바운 선임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과 밀어붙인 1단계 무역합의를 검토할 계획인데 잘된 일이다.

합의 대부분이 실패"라고 지적했다.

그는 "식품안전에 관한 비관세 장벽 축소나 외국인 투자 확대 등 무역합의의 몇가지 조항은 유지하고 발전시킬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의 1단계 무역합의의 핵심인, 상호 무역적자를 줄여야 한다는 미심쩍은 정책목표는 폐기돼야 한다"면서 "그러한 구매 약속은 미 새 행정부가 중국을 포함한 여러 관심사에서 뜻맞는 나라들과 협력할 때 불신의 씨를 뿌릴 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과거 행정부가 시행한 모든 것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