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사 정권이 8일 급속히 확산하는 쿠데타 항의 시위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처음으로 밝혔다. 미얀마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시위대와 군부가 맞부딪치며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미얀마 군부는 이날 국영TV인 MRTV의 앵커가 읽은 성명을 통해 “민주주의와 인권을 핑계로 일부 단체가 법을 위반하고 폭력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국가의 안정성과 공공의 안전, 법치를 해치는 행위에 대해선 법적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영TV의 성명은 항의 시위에 대한 군사 정권의 첫 입장 표명으로 강경 대응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수도 네피도에선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했으며 2명이 부상했다. 국영TV 성명 발표 이후에는 역시 네피도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해산하지 않으면 무력을 사용하겠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일각에선 총파업이 수요일까지 계속될 경우 계엄령이 선포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쿠데타 항의 시위는 이날 미얀마 곳곳으로 확산했다. 공장 근로자들이 대거 파업에 참여한 데다 2007년 군정 반대 시위를 주도한 승려 등 다양한 직군이 저항 행렬에 동참했다.

최대 도시 양곤을 비롯해 네피도, 제2도시인 만달레이까지 전국적으로 수만 명이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총파업 촉구에 근로자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면서 주중임에도 시위대가 급속하게 늘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