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패션사업 첫발…친환경 의류 내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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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사업 자회사 효성티앤씨
직접 생산한 '페트병 원사'로
첫 브랜드 'G3H10' 출시
패션디자인센터 세우고 인재 영입
B2B 사업구조 탈피 시도
직접 생산한 '페트병 원사'로
첫 브랜드 'G3H10' 출시
패션디자인센터 세우고 인재 영입
B2B 사업구조 탈피 시도

효성은 올해 창립 55주년을 맞아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원사뿐만 아니라 원단과 의류 생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는 종합섬유기 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다. 패션업체에 원사를 단순 공급하는 기업 간 거래(B2B) 구조를 넘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섬유업체로 진화해야 한다는 조현준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고 효성 측은 설명했다.
첫 자사 의류 브랜드 출시
효성그룹의 섬유 사업 자회사인 효성티앤씨는 8일 자사의 친환경 의류 브랜드 ‘G3H10’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효성티앤씨가 의류를 제작해 일반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섬유기업 중에서도 최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브랜드 출시는 제품의 최종 고객인 소비자의 목소리까지 반영한 섬유를 개발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브랜드명 G3H10은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둔 Green 등 3개의 영어 단어 첫 글자인 ‘G’와 Healthy 등 10개의 ‘H’를 모아 완성했다. 효성의 패션디자인팀이 공덕(Gongdeok)역 3번 출구 효성(Hyosung)빌딩 10층에 있어 나온 이름이기도 하다.
첫 제품은 친환경 트렌드에 맞게 페트병을 재활용해 생산한 자체 원사 브랜드 리젠 섬유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목화에서 뽑아낸 오가닉코튼으로 만들어졌다. 맨투맨과 후드티를 차콜·아이보리·올리브 세 가지 색상으로 선보인다. 의류 판매는 소비자들에게 투자를 받아 금액에 맞게 제품을 제공하는 온라인 크라우드 펀딩으로 방식으로 할 예정이다.

“종합섬유기업으로 탈바꿈”
효성티앤씨는 지속적으로 G3H10 브랜드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며 글로벌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는 섬유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다.통상 의류는 화섬업체가 제조한 원사를 토대로 직물과 편물 등 원단을 제조한 뒤 재단 및 봉제 과정을 거쳐 최종 탄생한다. 원사업체인 효성은 지금까지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에 원사를 공급하는 역할만 했다. 굳이 소비자 요구까지 신경쓸 필요가 없었다.
조현준 회장은 효성이 단순히 원사 제조만 잘하는 생산업체에 안주하다가는 글로벌 트렌드에서 낙오될 수 있다고 봤다. 그동안 효성이 원사 등 ‘업스트림’에 머물러 있었다면 앞으로는 원단과 의류 등 ‘다운스트림’ 분야로 확장할 때가 왔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효성티앤씨는 2017년 국내 섬유업체로는 최초로 패션디자인센터(FDC)를 설립했다. 김용섭 효성티앤씨 대표 직속으로 15명의 패션 분야 전문가가 근무하고 있다. 패션 디자이너도 대거 영입했다.
FDC는 원사업체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원단과 의복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패션업체와의 협업을 강화해 효성티앤씨만의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 중이다. 소비자에게 ‘원사→원단→의류’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토털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B2B 위주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최첨단 섬유 제품을 생산해 업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