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의 핵심이 가수의 해석력에서 갈라진다면, 조용필의 노래는 조용필 스스로의 해석과 창법과 표정과 시대의 반향이 그대로 하나의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그 점에서 그는 언제나 자신의 노래의 최종 텍스트였고, 텍스트의 창안자로서 '시인 조용필'이라는 비유적 명명을 얻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 중견 문학평론가인 유성호 한양대 국문과 교수가 평가하는 가왕(歌王) 조용필이다.
그는 최근 출간한 평론서 '문학으로 읽는 조용필'에서 조용필을 탁월한 시인으로 규정했다.
노랫말을 직접 쓸 뿐 아니라 노래를 해석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여느 가수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탁월한 만큼, 조용필은 시인이고, 그의 노래는 시대정신을 담아 민초들에 전하는 시로 봐야 한다는 게 유 교수의 주장이다.
무엇보다 유 교수는 조용필의 노래가 지닌 '위안'의 효과에 주목했다.
사람들은 조용필의 노래를 들으며 아름다운 시를 읽듯 위로받고 잊었던 꿈을 다시 떠올리는가 하면, 고단한 현실을 잠시 잊기도 한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이를 '위안의 미학'이라고 부른다.
유 교수는 "조용필은 위안의 미학과 그 '너머(beyond)'를 상상하고 실천해온 우리 시대의 가왕"이라며 "그는 우리 시대가 마주한 여러 역사적 사건들 앞에 누구보다도 상징적인 노래들을 배치함으로써, 자신의 생애가 시대의 거인으로서의 풍모를 드러낼 수 있도록 스스로를 배려하고 또 이끌어갔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연세대학교 국문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으로 당선됐다.
현재 한양대 인문대 학장이다.
주요 저서로 '서정의 건축술', '단정한 기억' 등이 있고 김달진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