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병원 입원한 전 부인 살해 80대, 항소심도 징역 8년
같은 병원에 입원해 병간호하던 전 부인을 살해한 8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광주고법 형사1부(김태호 황의동 김진환 고법판사)는 4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나모(83)씨의 항소심에서 검사와 나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8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정황과 사정을 볼 때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나씨는 2019년 9월 5일 오후 3시 47분께 경기도 부천시의 한 요양병원에서 전 부인과 말다툼하다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수십 년 전 부인과 이혼했으나 허리를 다치자 자녀들의 권유로 전 부인과 같은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나씨는 치료를 받으며 피해자를 보살피기도 했다.

그러나 사건 당일 전 부인과 다투다가 "왜 나한테 잘해주느냐. 아파트를 팔아 돈을 빼앗으려는 것이냐"는 말을 듣고 격분해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자녀들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병원에 입원해 전 부인의 간병을 도운 점, 자녀들이 선처를 호소한 점 등을 고려해 양형 기준 권고형 하한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했다.

살인죄를 저지르면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형에 처한다.

나씨의 경우 양형 기준 권고형은 징역 5∼30년이나 감경 요소를 적용한 권고형 범위는 징역 10∼16년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