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양제츠, 중미 협력 호소했지만 '공허한 수사'"

"중국, 무역·기술·이념 등 다방면에서 공격적 행보"

중국 외교 정책의 수장격인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2일 미중이 협력해야한다고 강조했지만 이같은 발언은 '공허한 수사'(empty rhetoric)일 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이 말로는 협력을 외치지만 다방면으로 미국에 대항해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공세를 증가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양 정치국원은 이날 미중관계 전미위원회(NCUSCR)가 주최한 '양제츠 정치국원과의 대화'에서 화상연설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신임 행정부 출범으로 중미 관계가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면서 "중국과 미국은 이견을 통제하고 공동 이익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중미 간 교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양 정치국원의 발언이 지난주 추이톈카이(崔天凱) 미국 주재 중국대사나 러위청(樂玉成)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잇달아 국제 세미나에서 미국을 향해 중국을 적으로 간주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호소한 것을 대체로 반복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비평가들은 중국이 무역과 기술, 국제·지역적 영향력, 이념 등 다방면에서 공격적 행보를 늘려나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호소는 공허한 수사라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SCMP는 양 정치국원이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중 관계에 관해 언급한 중국 관료 중 최고 서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가장 신임하는 외교 보좌관"이라며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보다도 서열이 높다"고 덧붙였다.

SCMP는 바이든 행정부 관료들도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에 대해 강경한 톤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양 정치국원이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이 '잘못된 정책'을 따랐다고 지적하면서 새 정부에 변화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중미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싶어하지만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미국의 가장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강경입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