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이용자 상대로 시범 시행…iOS 업데이트 시 정식으로 내놓기로
페이스북, 애플에 반격…표적광고 홍보문 띄우기로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과 표적 광고를 두고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반격에 나서기로 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용자들에게 표적 광고를 홍보하는 안내문을 띄워 개인정보 추적을 허락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이날부터 시범적으로 일부 아이폰·아이패드 이용자들에게 검색 활동, 앱(응용프로그램) 이용·웹사이트 방문 기록의 추적을 허용해달라고 권유하는 안내 화면을 자사 앱에 띄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런 추적을 통해 개인의 관심사를 반영해 "더 나은 광고 경험"을 제공하는 맞춤형 광고를 보여줄 수 있다고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맞춤형 광고를 위해 어떤 정보가 쓰이는지, 페이스북이 이들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등에 대한 안내도 함께 담긴다.

개인정보 추적에 동의해도 새로운 유형의 정보를 더 수집하는 것은 아니며, 추적 승인을 거부해도 관련성은 낮지만 계속 광고가 뜨기는 한다고 페이스북은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사람들은 추가적인 맥락을 알 필요가 있으며 애플도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한 바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애플이 몇 달 안으로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iOS 14 업데이트를 내놓으면 이 안내문을 정식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페이스북과 애플은 최근 표적 광고를 두고 거친 설전을 벌여왔다.

애플이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이유로 아이폰 운영체제(OS)에 도입하려는 새 기능이 표적 광고를 최대 수익원으로 삼는 페이스북의 사업 모델을 정면으로 위협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몇 달 내로 iOS를 업데이트해 앞으로 아이폰 이용자들이 앱을 실행하면 검색·이용 기록을 추적해도 될지를 묻는 팝업창을 띄우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이런 승인 절차 없이도 페이스북이나 앱이 검색·이용 기록을 추적해 맞춤형 광고를 보낼 수 있었는데, 이처럼 이용자 승인을 받도록 하면 상당수 이용자는 이를 거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표적 광고의 정확도·효율성은 크게 떨어지고, 광고 가격은 크게 하락할 것으로 앱 업계는 보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7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애플을 "최대 경쟁자"라고 지목하며,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 조치가 표적 광고를 통해 소비자에게 상품·서비스를 광고해오던 전 세계 수백만 소상공인에게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팀 쿡 애플 CEO는 이튿날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주제로 한 온라인 행사에서 페이스북을 특정하지 않은 채 어떤 기업이 많은 사람이 본다는 이유로 음모이론이나 폭력 선동을 조장하고 있다면 "그 기업은 칭찬받을 자격이 없고 개혁되는 게 마땅하다"고 맹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