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직접 제재 경고…대대적 제재는 미얀마 중국 밀착 우려 딜레마
동맹규합 대중압박 구상 차질 가능성…"바이든 아시아 정책 중대 타격"
미얀마 쿠데타로 첫 시험대 오른 바이든 '중국 견제' 아시아정책
취임 초 터진 미얀마 쿠데타 사태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국 견제를 위한 아시아 정책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

대대적 제재로 압박하자니 미얀마가 중국에 밀착할 가능성이 커진다.

역내 민주주의 동맹을 규합해 중국 견제에 나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구상이 초반부터 대형 장애물을 만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직접 성명을 내고 미얀마 쿠데타를 민주주의로의 전환과 법치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라 규탄하면서 제재를 경고했다.

이어 군부의 권력 포기와 구금자 석방 등을 위해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주의 정부로의 이행과 함께 해제된 제재를 되살릴 수 있음을 경고하면서 미얀마 군부에 쿠데타 번복을 압박한 것이다.

그러나 제재를 동원한다고 해도 바이든 행정부의 고민은 여전하다.

대대적 제재를 동원할 경우 고립에 내몰린 미얀마가 중국과 가까워질 가능성이 크고 제재의 피해도 미얀마 주민들이 떠안을 공산이 크다.

인도태평양 지역 민주주의 동맹과 함께 중국을 압박하려던 바이든 행정부의 구상이 초반부터 작지 않은 걸림돌에 부딪히는 셈이다.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등 군부의 일부 핵심인사에 한정해 제재를 할 수도 있지만 실질적 효과가 떨어진다.

중국은 미얀마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2015년 미얀마에 민주주의 정부가 들어서기 전부터 미얀마 군부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중국은 미얀마에 대한 투자 규모가 두 번째로 큰 나라이고 미얀마 무역의 3분의 1을 차지, 미국의 10배에 달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중국이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중국은 미얀마의 좋은 이웃으로서 미얀마 각 측이 갈등을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는 미온적 입장을 낸 것도 이 때문이다.

즉각 쿠데타 규탄에 나선 미국 및 서구국가와는 확연히 대비되는 반응이다.

미얀마 쿠데타로 첫 시험대 오른 바이든 '중국 견제' 아시아정책
월스트리트저널은 "미얀마 쿠데타는 바이든 대통령에 시험대"라며 미얀마를 중국에 밀착시키지 않으면서 대응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도 "중국에 맞서기 위한 새 아시아 전략에 있어 동맹과 협력하려 애쓰는 바이든 행정부에 첫 주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 및 견고한 아시아태평양 정책을 구축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에 중대한 타격"이라고 평했다.

미얀마의 민주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이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내세워온 성과 중 하나이기도 하다.

2015년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의 총선 압승으로 군부 지배가 종식되고 오바마 행정부는 2016년 9월까지 대부분의 제재를 해제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이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동맹과 집중적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지켜보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성명이 중국에 대한 메시지냐는 질문에 사키 대변인은 "해당 지역 모든 나라에 대한 메시지"라고만 답했다.

미 정치권에서는 미얀마 군부에 대한 제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밥 메넨데스 의원과 민주당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강력한 제재를 촉구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바이든 행정부는 강력한 입장을 취해야 하고 우리의 파트너와 모든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가 이 민주주의에 대한 독재적 공격 규탄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