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300명 조사…한무경 최대 면적·강기윤 최고 가액

국회의원 4명 중 1명은 농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시민단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일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국회의원 300명 본인·배우자의 농지(전답·과수원) 소유 실태를 발표했다.

자료는 관보와 탐사보도 매체 뉴스타파가 제공한 국회의원 재산공개 데이터 등을 활용했다.

지난해 3월 재산 신고내용(재선)과 8월 재산 신고내용(초선) 이후의 변경사항은 반영하지 않았다.

경실련 "국회의원 4명중 1명 농지보유…일부 투기 의혹"
조사 결과 국회의원 300명 중 25.3%에 해당하는 76명이 농지를 소유하고 있었고 이들이 가진 농지는 총 약 12만968평(40㏊)·133억6천139만원 규모에 달했다.

1인당 평균 약 1천592평(0.52㏊)·1억7천500만원의 농지를 보유한 셈이다.

경실련은 "우리나라 농가의 48%에 해당하는 48만7천118호가 경지가 없거나 0.5㏊ 이하를 갖고 있다"며 이러한 소유 규모가 작지 않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개별 소유현황을 보면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이 강원 평창에 3만4천836평(11.5㏊)으로 가장 넓은 농지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한 의원을 포함해 1㏊ 이상의 농지를 소유한 국회의원이 8명이라며, 이들이 상속받았음에도 농업경영을 하지 않았다면 농지법 위반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농지법 7조는 상속으로 농지를 취득했으나 농업경영을 하지 않는 사람은 1ha까지만 소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가액으로 보면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 경남 창원에 15억8백만원(3천251평)에 달하는 가장 비싼 농지를 소유했다.

경실련 "국회의원 4명중 1명 농지보유…일부 투기 의혹"
평당 100만원 이상의 농지를 보유한 의원은 4명 있었다.

이 중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울산 북구에서 평당 약 399만원(90평·3억6천만원)으로 가장 비싼 농지를 보유했다.

경실련은 "농지 가격이 100만원 이상이라는 것은 투기 목적의 농지 소유가 의심되며 농지 전용의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 경작을 하는 농지는 평당 7∼8만원으로 15만원 이상이 되면 농지를 구매해 농사를 짓기 힘든 수준이라고 경실련은 덧붙였다.

정당별로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총 7만2천941평· 86억7천100만원으로 가장 큰 면적과 가액의 농지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총 3만6천770평·38억4천100만원의 농지를 소유했다.

경실련은 "각종 개발사업으로 농지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를 금지해야 한다"며 "헌법상 경자유전 원칙이 구현되도록 농지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투기 의혹이 의심되는 의원에게는 취득 경위와 이용 실태를 확인하고 고발 등의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