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감량 후 어머니께 간 이식한 40대 뇌병변 아들 '훈훈'

다리 절면서 운동·식단조절…"어머니 건강하다면 만족해"

중증 뇌 병변 장애가 있는 40대 아들이 엄격한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체중을 감량해 간경화 말기인 어머니에게 간 이식을 한 사실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경남 창원 국립마산병원에서 일하는 10년 차 공무원 김해성(42) 씨와 그의 어머니(67).
김씨의 어머니는 지난해 4월 비알코올성 간경화 말기 진단을 받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서울 한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김씨가 간 이식에 나섰지만, 검사 결과 지방간 수치가 10%인데다 나이가 비교적 많은 편이라 수술이 어려웠다.

지방간 수치를 0%까지 낮추면 수술이 가능하다는 의사의 소견에 김씨는 그날부로 엄격한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하루 세끼를 고구마, 계란 흰자, 샐러드 등 건강식을 먹고 매일 1시간 이상 걸었다.

7층 높이 직장을 하루에도 여러 차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운동을 일상화했다.

김씨는 장애로 오른쪽 손발이 불편하고 다리를 전다.

거동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어머니를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움직였다.

어머니를 낫게 해주고 싶다는 그의 간절한 노력이 통한 걸까.

김씨는 한 달 보름 만에 83㎏에서 75㎏까지 무려 8㎏을 감량했다.

지방간 수치도 0%에 도달해 수술이 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

'어떻게 아들의 몸에 수술 자국이 남게 하냐'며 이식 수술을 극구 반대한 어머니도 김씨의 설득 끝에 수술에 응했다.

모자는 지난해 12월 23일 서울 한 병원에서 간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김씨의 어머니는 건강을 회복하면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김씨는 30일 "아픈 어머니에게 이식 수술을 하는 거니까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어머니가 건강하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어머니가 하루빨리 퇴원하기만 바라고 있다.

그의 메신저 상태 메시지에는 가족의 건강을 바라는 글이 남아있다.

김씨의 아버지도 2019년 말 사고로 척추를 다쳐 수술을 앞둔 상황이다.

김씨는 "부모님이 모두 편찮으셔서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우리 가족 모두 몸 건강히 행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