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참전용사협회 사의…"단순한 마스크 아닌 우정의 상징"
"한국이 준 마스크 쓸 때마다 '한·태 우정 영원히' 생각하겠다"
"한국 정부가 지원해 준 마스크를 쓸 때마다 '프렌드십 포에버(Friendship Forever·우정은 영원하다)'를 생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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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내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1년도 채 안 돼 두 번이나 선물로 보내져 온 한국산 마스크를 두고 '손가락 하트'를 만들었다.

28일 오후 주태국 한국대사관에서는 대한민국 국가보훈처가 제공한 KF94 보건 마스크 4만 장 전달식이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기능을 가진 보건 마스크를 참전용사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두 번째로, 지난해 5월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마스크는 보훈처의 감사 서한과 함께 참전용사 가족당 50장씩 전달될 예정이다.

전달식에는 주태국 대사관 관계자와 함께 태국 측에서는 참전협회장과 보훈차장 등 다수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욱헌 주태국 대사는 "보건 마스크가 작은 것이긴 하지만 한국 정부가 유대감과 감사의 징표로 드리는 것인 만큼, 참전용사들이 건강을 잘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분딧 말라이아리순 참전협회장은 이에 대해 "보건 마스크가 겉보기엔 대단치 않아 보이지만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다"며 "코로나19가 최근 태국에서도 재확산하는 상황에서 특히 귀한 선물"이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분딧 회장은 "1년도 안 돼 두 번째로 온 보건 마스크는 한·태 양국의 우정을 확인하는 선물로, 한국과 태국의 우정은 영원할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마스크를 쓰고 숨을 들이쉴 때도 '프렌드십 포에버', 내쉴 때도 '프렌드십 포에버'를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준 마스크 쓸 때마다 '한·태 우정 영원히' 생각하겠다"
전달식에 참전용사로서 유일하게 참석한 우돔 카우끄라짬(90) 옹은 자신이 목숨을 내걸고 싸운 한국에서 만든 보건 마스크를 받은 소감을 묻자 연신 "컵쿤나캅(감사합니다)"이라고 말했다.

우돔 옹은 연합뉴스 특파원에게 "한국산 마스크를 받으니 한국전쟁 이후 70년이 흘렀지만, 한국과 태국의 관계가 끈끈한 인연을 이어왔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우돔 옹은 한국전 파견 3진으로 참전한 뒤 태국군의 용맹함을 널리 알린 폭찹 힐 전투에서 분대장으로서 중공군과 여러 차례 백병전을 펼치는 등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고 대사관 무관부는 전했다.

폭찹 힐 전투 후유증으로 청력은 다소 약해졌지만 90세라는 고령에도 정정해 보이는 우돔 옹은 "참전협회장의 말처럼 이 마스크를 사용할 때마다 '우정은 영원하다'는 생각이 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주태국 한국대사관 무관부는 우돔 옹의 한국전 활약상을 높이 평가, 최근 한국 국방부에 무공수훈자로 신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