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진 물류업체 검역 과정서 발견…'수입산 역외 유입' 강조
중국 "미국산 맥주 박스에서 코로나 양성 나왔다"
미중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관련해 책임론 공방이 거센 가운데 중국 정부가 미국에서 수입한 맥주의 포장 상자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나왔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26일 신화망(新華網) 등에 따르면 톈진(天津)시 질병예방통제센터는 톈진의 한 물류업체에 대한 코로나19 핵산 검사를 한 결과 미국에서 수입한 맥주의 포장 상자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 수입된 맥주는 검역 과정에서 적발돼 톈진시로 유통되지는 않았다.

톈진시는 해당 물류업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핵산 검사를 시행했으며 모두 음성이었다.

이번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 맥주의 원산지는 미국으로 지난해 10월 20일부터 지난 6일까지 수차례에 걸쳐 미국에서 톈진항으로 운송됐다.

이 맥주는 톈진항에 도착한 뒤 한 물류업체 창고에서 보관돼왔으며 검역 과정에서 맥주의 포장 상자 표면을 검사했더니 여러 차례 모두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톈진시는 물류 창고의 다른 모든 화물을 봉쇄하고 전면 소독 작업에 나섰다.

아울러 관련 업체 직원 1천여 명을 자가 격리시켰다.

중국 "미국산 맥주 박스에서 코로나 양성 나왔다"
이번 미국산 맥주 박스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중국에는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중국은 지난해 1월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대규모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쏟아졌으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이 우한 화난수산시장에서 식자재로 팔리던 야생동물일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중국 관변 학자들과 관영 매체들은 화난수산시장에서 냉동 해산물과 육류도 팔았다면서 최근 수입 냉동식품 포장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잇따라 확인됨에 따라 우한 또한 바이러스 기원지가 아니라 외국에서 전파돼 피해를 본 사례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최근 베이징을 포함한 중국 지방 정부들은 수입산 체리, 킹크랩, 닭날개, 아이스크림 등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며 코로나19 역외 유입 사례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이번 미국산 맥주 박스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나온 것을 바탕으로 향후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중국 책임론' 공방에서 미국에 반격할 명분이 생겼다고 여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