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 만점 버저비터' 두경민 "두통 때문에 연장 가기 싫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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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시작을 맡은 원주 DB 두경민은 골대 아래서 허웅을 마크하느라 여념이 없던 고양 오리온 김강선의 등을 향해 공을 던졌다.
튀어나온 공을 곧바로 잡아 골밑 버저비터를 시도, 92-90을 만들었다.
비디오판독 끝에 득점이 인정됐고, DB 선수들은 얼싸안으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22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홈팀 오리온과 DB의 경기는 극적으로 끝났다.
재치 넘치는 마무리로 팀에 승리를 안긴 두경민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너무 어지러워서 연장전 뛰기가 너무 싫다 보니 김강선이 등만 돌려주기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두경민은 며칠 전 심한 몸살감기에 걸렸다.
목이 부어서 밥은 물론 물도 제대로 못 마실 정도였다고 한다.
많이 나아졌다지만 정상 컨디션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었다.
이 때문에 이날 11분여를 뛰는 동안 전혀 득점하지 못하다가 처음이자 마지막 득점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두경민은 "그동안 몸살 때문에 훈련을 못 해서 감독님이 원하는 패턴 플레이가 뭔지 몰랐다.
그냥 경기를 끝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털어놨다.
이 감독의 '수평적인 리더십' 덕에 오늘의 버저비터가 나온 것 같다는 나름의 분석도 내놨다.
두경민은 "감독님은 선수들이 부족해서 졌는데도 언론에 늘 '내 책임이다.
내가 부족했다'고 말씀하신다"면서 "그런 감독님 덕에 우리가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오늘 플레이도 감독님 덕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공동 1위 DB는 거짓말처럼 추락하며 최하위까지 내려앉았다.
그런 DB가 개막 3연승 뒤 처음으로 연승을 거두며 후반기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
두경민은 "감독님께서 '6강이 뭐가 중요하냐. 팀이 중요하지'라고 늘 말씀하신다.
(순위보다) 팀이 중요하고, 팀 속에서의 내 모습이 중요하다"면서 "이 두 가지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