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번지다, 예술을 읽다·디어 아마존-인류세에 관하여

▲ 경험의 노래들 = 마틴 제일 지음. 신재성 옮김.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20세기 후기 구조주의까지 서양철학에서 '경험'을 어떻게 다뤘는지 살펴본 '경험의 사상사' 연구서.
경험은 "그건 남자들 일이야. 너는 이해할 수 없어"라는 말에서처럼 종종 대체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반면, 경험은 담론장에서 맞서 제기된 상대로 개념들의 함수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과거 경험은 '전통'이나 '역사'로 이해되기도 하는 반면, 영국의 경험주의자들은 경험을 감각적 지각의 투박한 의미로 환원시키는 것에 끊임없이 반발한다.

아울러 휴머니스트들은 경험을 인식적일 뿐 아니라 정서적인 것으로 봤고, 투쟁으로 획득되며 공동의 삶의 방식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봤다.

이처럼 '경험'은 극구 옹호되거나 격렬한 저항을 불러온다.

하지만 경험의 개념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왜 많은 사상가가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왔는지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 책은 인간 경험의 본질에 대한 서양 사상의 흐름을 포괄적으로 톺아본다.

서구 경험주의와 합리주의, 종교 사상과 현상학, 프랑크푸르트학파와 후기 구조주의까지 저자는 특정 사상과 학파를 다루면서 그것을 초월하는 주제와 패턴을 발견하고 경험의 지적 역사를 그려낸다.

글항아리. 656쪽. 3만5천원.
[신간] 경험의 노래들
▲ 책장을 번지다, 예술을 읽다 = 심보선·이상길 지음.
시인이자 예술사회학자인 심보선, 미디어문화 연구자인 이상길 두 저자가 출판 잡지에 연재한 예술을 다룬 책을 소개하는 서평들을 모은 책.
두 사람이 읽은 예술책에는 미셸 푸코,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에드워드 사이드, 요한 하위징아, 하워드 베커 등 거장들의 저작이 포함돼 있다.

이들 책 속 책의 저자들은 예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펼치기도 하고, 신랄한 비평을 가하기도 한다.

이들은 모차르트, 고흐, 마네, 마그리트 등 유명 예술가들의 삶과 작업을 탐구해 사회적 의미를 찾아 보여주고, 동시대 예술계에 대한 사유와 성찰,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이음. 216쪽. 1만5천원.
[신간] 경험의 노래들
▲ 디어 아마존-인류세에 관하여 = 뱅상 노르망, T.J. 데모스 외 지음.
2019년 일민미술관이 기획·진행한 전시회 'Dear Amazon: 인류세 2019'를 계기로 인류세와 관련한 문화예술적 시각의 서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일민미술관과 현실문화연구가 공동으로 출간한 책이다.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란 노벨 화학상 수상자 파올 크루첸이 20년 전 제안한 지질학적 용어로 팬데믹을 계기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도 활발한 담론이 펼쳐지고 있다.

전시 '디어 아마존'에서는 브라질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에 주목해 대안적 인류세 담론과 생태적 상상을 제안한 바 있다.

책에는 전시에 참여한 작가 3명의 글과 새롭게 청탁한 글 7편, 인류세 관련 발표 글 가운데 국내에 처음 번역되는 3편으로 구성됐다.

현실문화. 304쪽. 2만원.
[신간] 경험의 노래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