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난해 군 장병 외출 통제 등으로 안 그래도 매출이 크게 줄어 겨울축제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이마저도 수포가 되었다"며 "이제는 인건비조차 나오지 않아 폐업해야 할 처지"라고 울상이다.
겨울축제가 줄줄이 취소된 전북지역 축제장 주변 상인도 고통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열리기로 했던 임실군 '산타축제'가 취소되자 주변 상인들은 아직 허탈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박모(52)씨는 "지난번 축제 때는 많은 관광객으로 벌이가 괜찮았다"며 "치즈축제와 함께 지역에서는 가장 큰 축제였는데 취소되니까 너무 서운하다"고 말했다.
부안에서 겨울마다 열린 '설(雪)숭어 축제'도 상인회가 자발적인 취소를 결정했다.
김형호 상인회장은 "축제를 열지 못해 매우 아쉽다"며 "코로나19 확산이 끝날 것으로 보고 다음 축제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겨울철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 제주지역은 해맞이 축제가 취소되는 등 이미 지역 경기가 바닥을 헤매는 상황에서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겨울 바다에서 수영하는 국제펭귄수영대회가 취소된 데 이어 다음 달 열릴 탐라국 입춘굿축제가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축소돼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오는 3월 새별오름에서 개최 예정인 제주들불축제 역시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 년 중 가장 극성수기를 맞은 강원지역 스키장은 예년과 비교해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영업 실적에 고개를 떨구고 있다.
이 때문에 스키장 주변 상인은 코로나19 여파에다 한 철 장사 피해까지 더해져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한동안 문을 닫았다가 다시 문을 열었지만,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에 주변 경기는 바닥에 가깝다.
강원지역 한 스키장 관계자는 "거리두기로 인해 문을 닫았던 이후부터 이미 예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스키어가 찾고 있다"며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이 30% 밖에 나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스키장 주변 상인도 늘어나는 피해에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전북의 무주리조트 상가연합회는 최근 열린 간담회에서 가중되는 경영난에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김종국 무주리조트 상가협의회장은 "정부가 스키장 운영 중단 결정을 내린 것은 리조트의 운영 구조와 현실을 철저히 무시한 결정"이라며 "리조트는 한 철 장사의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리조트 내 상가들은 한 해 농사를 포기하는 심정"이라고 털어놓았다.
◇ 벼랑 끝 내몰린 지역경기에 '휘청'…지자체 "축제 물품 사주세요" 호소 '겨울축제 1번지'인 강원지역은 산천어축제뿐 아니라 홍천강꽁꽁축제, 인제빙어축제 등 크고 작은 10여 개의 축제가 모두 취소돼 주변 상경기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 겨울은 춥거나 눈이 오는 날이 많아 코로나19 여파가 미치지 않았다면 축제 특수가 기대됐다.
이 때문에 겨울축제가 취소된 상인들을 돕고자 지자체마다 축제 때 쓰기로 했던 농산물이나 낚시용 물고기 소진에 나서고 있다.
화천산천어축제의 경우 농산물만 85개 품목, 6억3천여만원에 달한다.
이중 시급하게 팔아야 할 시래기나 취나물 등 1차 농산물이 2억8천여만원이다.
화천군은 지역 사회단체와 군부대, 각급 기관 등을 대상으로 농특산물 팔아주기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강원도도 축제 취소로 어려움에 부닥친 농가를 돕고자 판매행사에 이어 직거래 판매장, 강원마트 등 쇼핑몰을 통한 온·오프라인 판매에 발 벗고 나섰다.
또 77t이 남게 돼 애물단지가 된 산천어를 소진하고자 통조림과 반건조 제품으로 만들어 유튜브 등을 통해 팔고 있다.
홍천군은 홍천강꽁꽁축제가 취소되자 축제에 쓰일 송어 20t에 대해 공개 매각 절차에 들어갔지만, 최근 모두 유찰되자 결국 퇴비화했다.
양식업체와 계약한 물량 20t가량은 송어 한 마리가 대략 700∼800g을 고려하면 2만5천 마리에 달하는 양이다.
축제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나눠주면 선거법 등에 저촉되고, 강에 방류하면 환경오염이 우려돼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퇴비화하고 일부는 퇴비 연구용으로 기관이나 학교에 기증했다"며 "제품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있어야 하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 관련 비용에 투입돼 모두 삭감됐다"고 말했다.
충북 영동군은 지역을 대표하는 '영동곶감축제'가 취소돼 명칭을 '곶감장터'로 변경, 판매 중심의 온라인 행사로 열어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지난해 축제 때 올린 판매액이 7억8천여만원에 이를 정도로 지역 농가의 대표 수익 창구지만, 피해가 이어지자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행사를 열기로 했다.
영동곶감 장터 홈페이지와 유튜브, 페이스북 등을 통해 만날 수 있으며 콜센터와 온라인 창구도 운영한다.
영동군 관계자는 "온라인이라 아쉽기는 하지만 농촌의 겨울을 살리는 지역행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