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까지 42만명 백신 맞아…1월 안에 100만명 접종 목표 프랑스가 75세 이상이거나 고위험 질환을 앓고 있으면 누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하면서 대량 접종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모든 대상자에게 접종이 이뤄지기까지는 다소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프랑스는 그간 노인요양시설 입소자와 65세 이상 요양시설 직원에게 가장 먼저 혜택을 줬고, 의료진·간병인·소방관·가사도우미와 같은 특정 직업군에 그다음으로 우선권을 줬다.
프랑스 전국 833개 백신접종센터는 18일(현지시간) 요양시설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75세 이상이거나 나이와 관계없이 화학적 치료를 받는 암 환자, 만성 신부전증 환자, 다운증후군 환자, 장기이식 환자 등에게도 백신 접종의 문호를 개방했다.
이날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능해진 75세 이상은 500만 명, 고위험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80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BFM 방송과 일간 르파리지앵이 보도했다.
백신을 맞으려면 보건부 홈페이지나 병원 예약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접종센터를 찾아 약속을 잡아야 한다.
혹은 센터에 전화를 걸거나 주치의를 통해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예약은 지난주부터 가능했지만 동시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보건부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일이 벌어졌다.
인제 와서 예약하려면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두 달 가까이 대기해야 하는 실정이다.
프랑스 남부 바르주에 있는 프레쥐스의 백신접종센터는 3월 17일까지 예약이 꽉 찼다.
해당 센터를 담당하는 크리스티나 르네리는 "지금까지 4천200건의 예약을 받았다"며 "지난주 금요일부터 걸려온 전화는 2천500통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된 고령의 어르신들은 누군가의 도움 없이 인터넷으로 예약하는 게 쉽지 않아 전화에 의존해야 했고, 이조차도 연결이 쉽지 않아 고충을 겪었다는 여러 사연도 현지 언론에 전해졌다.
수요를 감당할 물량을 정부가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프랑수아 레브사멘 디종 시장과 안느 비뇨 브장송 시장은 코로나19 백신이 실제 주민들에게 도달하는 속도가 현저히 느리다고 중앙정부를 비판했다.
두 시장은 지난 16일 내놓은 공동성명에서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75세 이상에게 백신을 접종하는데 4개월 반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꼬집었다.
자크 바티스토니 프랑스 일반의 노동조합 대표는 주간 르주르날디망슈와 인터뷰에서 "모두를 위한 충분한 백신이 없다"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는 유럽연합(EU) 회원국과 함께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사용하고 있는데, 최근 화이자가 3∼4주 동안 EU에 약속한 물량을 공급하지 못한다고 통보해왔다.
실제로 프랑스가 이번 주에 받기로 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애초 계획보다 14만 회분 적어졌으며, 다음 주부터 다시 정상 분량인 50만 회분을 받게 됐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올리비에 베랑 장관은 이날 그르노블 대학병원에 마련된 백신접종센터에서 "모든 사람이 하루 만에 백신 접종을 할 수 없다"면서 인내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프랑스에서는 전날까지 42만2천여 명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정부는 이번 달까지 100만 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