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10년 전과 다른 절실·간절함 필요"…결단 내비쳐
우상호 "전세 역전한 노무현 사례 있다" 경선승리 의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이 임박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주자들의 콘셉트 대결 구도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박 장관은 '경제', 우상호 의원은 '개혁'에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與, 콘셉트 구도 윤곽…박영선 "경제" vs 우상호 "개혁"(종합)
버팀목 자금 집행을 계기로 민생 행보 중인 박 장관은 16일 페이스북에 소상공인 자금 지원 현장을 찾아 애환을 듣는 영상을 올렸다.

박 장관은 "더 드리고 싶은데 마음만큼 못 드리는 제게 '힘들었지만 고맙다'고 우시니 저도 자꾸 눈물이 났다"며 "버텨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썼다.

당 안팎에선 코로나19 사태 극복과 경제 회복이 보궐선거의 핵심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중소·벤처기업 지원과 4차 산업 성장에 남다른 관심을 쏟은 박 장관의 국정 경험이 큰 강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박 장관은 지난 15일 서울이 지역구인 현역 민주당 의원 일부를 만나 "만약 도전한다면 10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절실함과 간절함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출마 결단을 내비쳤다고 한다.

박 장관은 조만간 개각이 단행되면 장관직을 내려놓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박 장관 불출마를 전제로 당내서 검토됐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영입 카드도 불발로 정리되는 기류다.

與, 콘셉트 구도 윤곽…박영선 "경제" vs 우상호 "개혁"(종합)
'86세대'의 대표 주자인 우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로서 리더십을 발휘한 점을 부각하며 '개혁 완수'를 앞세워 당심을 공략하고 있다.

한 달 넘게 '나홀로 레이스'를 펼치는 동안 주요 이슈인 부동산 공약 발표까지 마치며 정책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했다는 평가다.

그는 전날 유튜브에 고(故) 노회찬 전 의원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영상을 올려 "정당은 달랐지만 뜻하는 바가 같았다"며 진보 표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우 의원은 이날 공기질 개선 공약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박영선, 우상호 경선이 성사된다면 대단히 재미있을 것"이라면서 "도전자가 극적으로 전세를 역전해 후보가 되는 노무현 전 대통령 경선이 하나의 예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주민 의원이 불출마로 기울면서 표심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 관계자는 "친문 진영의 표가 박 장관, 박 의원으로 나뉘어있었다는 관점에서 보면 박 의원 표가 박 장관 쪽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 의원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한 친문계 초선 의원은 "누가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느냐, 누가 문재인 대통령을 더 잘 지켜줄 수 있을 것인가를 지켜봐야 한다"라면서 "본격적인 경쟁을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의원들이 많다"고 했다.

/연합뉴스